기침 시럽약먹은 5세 이하 아동 300여명 급성 신장질환으로 사망
인도·인도네시아 제조업체, 부동액 원료인 유해성분 과다함유 생산
식약처 "해당 기침약 수입 안돼...국내 제약업계 유해성분 미사용"
◆…자료사진:로이터통신
감비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아동 300여명이 유해성분이 들어간 기침 시럽약을 먹은 뒤 급성 신장질환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해당 제품에 대해 유통 금지를 권고했다.
27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4개월 동안 감비아 등 7개국에서 유해성분이 들어간 시럽형 기침약을 먹은 5세 이하 아동 300여명이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WHO는 인도 및 인도네시아 제조업체 6곳에서 생산한 기침 시럽약에 디에틸렌 글리콜(EDG)이나 에틸렌 글리콜(EG) 등 유독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파악하고 해당 제품들의 유통 금지를 권고했다.
디에틸렌 글리콜과 에틸렌 글리콜은 일반적으로 부동액, 브레이크 오일 등 산업용으로 사용되며 감기약 성분의 값싼 대용품으로도 활용된다. 소량 섭취로도 치명적이며 두통,구토, 간, 신장 및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WHO는 인도 메이든제약·마리온바이오텍과 인도네시아 PT야린·파마타마 등 6곳 업체에 의료 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시장을 통해 약품이 다른 국가로 추가 유통됐을 수도 있어 시장 감시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앞서 WHO는 지난 10월 감비아에서 소아 신장질환으로 70명에 달하는 아동들이 숨진 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141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감비아 정부 조사 결과 환자들은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기침·감기 시럽을 복용한 뒤 3~5일 내로 신장에 질환이 생기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렀다.
WHO는 인도 메이든 제약사 제품 4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산 시럽 제품인 테르모렉스·플루린 DMP·유니베비 기침 시럽 등 8개 약품에서 디에틸렌 글리콜(EDG)과 에틸렌 글리콜(EG) 등 유해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메이든 제약사는 해당 제품을 감비아에만 수출했다고 밝혔으나 WHO는 다른 국가로도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인도는 전체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45%를 아프리카에 공급한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 중인 감기약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내 제약업계는 해당 기침약을 수입하지 않을뿐더러 문제가 된 유해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 다만 이번에 사망 사고를 일으킨 기침약이 유통된 것으로 파악되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을 방문했다면 현지에서 기침약 복용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