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1명과 전원주택에서 2750만원 상당 금품 훔쳐
2021년 12월 출소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붙잡혀
◆…조세형(84) 씨가 19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2022.2.19 사진:연합뉴스
출소한지 한 달 만에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힌 '대도'(大盜) 조세형(85)씨가 또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6개월 형을 최근 확정했다.
조씨는 지난해 1월 교도소 동기인 김모씨와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전원주택에 몰래 들어가 27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970∼1980년대 부유층과 권력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은 조씨는 15년 간 수형생활을 하다 1998년 11월에 풀려났다. 그는 한동안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했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히면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었다.
이어 2005년과 2009년, 2011년 잇따라 주택 침입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그의 절도 행각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범행도 출소 직후에 저질렀다. 조씨는 2019년 절도죄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2021년 12월 출소했는데 불과 한 달 뒤에 금품을 훔치다 붙잡혔다.
그의 절도 행각으로 상류 사회의 사치스러움이 폭로됐고 조씨가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조씨는 법정에서 "사정이 어려운 김씨가 요구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1심은 "조씨는 동종 범죄로 10회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절도 습벽(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조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형이 너무 무겁다며 조씨의 형량을 징역 1년6개월로 낮추면서 조씨를 향해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해서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는 죄짓지 말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