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김기현과 개혁당원에 대한 내부총질"
"새 지도부 일제히 비판, 화전양면 전술, 김기현 연대 진정성 믿겠나"
"'제거할 테면 제거해봐라', 정치적 제거는 쉽지 않아"
"중도 지향성 당원 15%에 등 돌리는 정치 하면 총선 못 이겨"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가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림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권 주자였던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0일 김기현 신임 당대표 취임 직후 새 지도부가 일제히 친이준석계를 향해 십자포화를 쏟아낸 것에 대해 "김기현 대표에 대한 내부총질이고 개혁성향의 당원들과 천하람, 이준석에 대한 내부총질"이라며 비판했다.
또 "이준석 전 대표와 뜻을 같이 하는 당원 15%에게 등 돌리는 정치를 하면 총선 결코 못 이긴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재원, 조수진, 장예찬 최고위원이 지금 내부총질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천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취임일성으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얘기했다. 연대하자. 저랑도 선거 끝나자마자 통화하면서 '선거 때는 치열하게 다퉜지만 우리 함께 당이 다 잘되자고 하는 거니까 잘해보자' (했고) 저도 당연히 좋다고 했다"며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 당장 최고위원들이 1명도 아니고 3명이나 떼로 나와서 '제거하겠다'고 얘기하면 이건 화전양면 전술이고 제가 김기현 대표의 진정성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 지도부 내 메시지가 제대로 통일이 안 되고 '제거한다'는 극언까지 나온다면 저는 김 대표의 연대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친이준석계 후보들의 전원 낙선에 대해 "이준석 정치'의 완전한 청산 계기를 마련하고, 더이상 이런 식으로 정치하지 말아 달라는 당원들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전날 CBS라디오에서 낙선 후보들을 향해 "그동안의 상처나 고민 같은 게 있었다면 보듬는 것이 지도부의 역할"이라면서도 이 전 대표에 대해선 "반성과 성찰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천하람 후보의 경우 혁신과 개혁을 강조했다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얻었을 텐데 과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비난 메시지들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어우러져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천 위원장은 14.98% 득표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면 저희가 내부 조사하거나 다른 캠프에서 조사를 했을 때만 해도 25% 정도는 나올 수 있었다. 실제 수치가 그 정도 나왔었다"며 "인지도나 중량감 쪽이 안철수 후보가 좀 더 높다 보니까 경쟁력이 안 후보 쪽이 더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기대보다 조금 득표율이 떨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전당대회 이후 '영구추방' '제거' 등의 거친 발언이 나오는 데 대해 "'제거할 테면 제거해봐라', 얘기하고 싶다. 어떻게 제거할 건가. 제거 못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 제거하려고 그 난리를 쳤지만 정치적으로 제거가 쉽지 않다"고 맞받았다.
이어 "유승민, 나경원 제거하고 안철수 억압해도 천하람 튀어나온다. 천하람 제거하고 이준석 제거하고 아무리 난리쳐도 신인규가 튀어나오고 이기인, 김용태, 다 자기 역할들을 할 것"이라며 "정치적인 에너지, 개혁을 바라는 당원들의 열망이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대표하는 정치인 몇 명 제거해가지고 그 에너지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 초등학생인가"라고 반문했다.
'제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천장 안 주는 방법이지 않나'라는 질문에 "과연 제거가 될까, 그렇게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소속 출마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제 지역구(순천갑) 같은 경우는 무소속 출마하면 표가 훨씬 더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와 뜻을 같이 하는 당원들이 15%밖에 없으니까 이건 신경 안 써도 된다 이런 식의 생각인데, 이 15%가 국민의힘 당원 중 가장 중도 지향성이 있는 당원들"이라며 "이 사람들마저 등을 돌리는 정치를 하면 저희 총선 결코 못 이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하람 지지층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천하람, 이준석만 지지한다 이런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김기현 대표가 정말 중도확장성이 있고 누가 봐도 민심에 부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하면 천하람 지지층 금방 다 김기현 대표한테 힘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당대회 직후 '이준석 정치 청산' 등 극언이 쏟아진 데 대해 "당 지도부에서만 하는 얘기인 것인가 아니면 뭔가 다른 쪽에서 오더가 나온 것인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이 이 정도 관여한 것도 매우 부적절한데, 전당대회 이후 여당 내에 다양한 목소리를 말살하는 데까지 대통령실이 힘을 쓴다고 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오더가 있었다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부분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