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 <사진 로이터>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각각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조사 대상에는 SVB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 경영진의 파산 전 지분 매각 논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고리 베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1만2451주에 대한 옵션을 행사해 당일 230만 달러(약 30억원)를 챙겼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보유 지분의 3분의 1에 달하는 52천여 주를 57만5000 달러(약 7억5000만 원)에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부자 지분 매각 계획을 30일 전에 보고하도록 한 SEC 규정을 따른 것이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SEC는 SVB 임원의 주식 매각 당일인 지난달 27일부터 지분 매각 계획을 90일 전에 보고하도록 규정을 강화한 바 있다.
회사 측이 파산 전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금융 위험 가능성, 사업상 불확실성 등에 대해 정확히 알렸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조사는 예비 조사로 범죄 혐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날 WSJ 보도에 앞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SVB뿐 아니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코메리카은행 등 리스크가 불거진 여러 지역은행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12일 성명에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 시기에 SEC는 특히 시장 안정성 모니터링은 물론 투자자와 전체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형태의 위법 행위를 찾아내 고발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며 "연방증권법 위반 행위를 찾아내면 집행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SVB에 대한 규제·감독에 문제가 없었는지 자체 평가에 착수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전날 "실리콘밸리은행을 둘러싼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투명하며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자체 평가 결과를 오는 5월1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오던 SVB는 최근 보유 채권을 만기 전 헐값에 매각해 손실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루에만 전체 예금 4분의 1이 빠져나가는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과 60% 이상의 주가 폭락을 겪은 뒤 금융당국에 의해 폐쇄 조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