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부족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시작될 가능성”
“95년 김영삼 정부 때 일본이 먼저 50만 톤 주겠다 발표”
“국제적으로 같은 민족끼리 저럴 수 있나 비난받을 수”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2021년 8월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핵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오히려 일본이 대북 지원을 하는 모양새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30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금년 중에 아마도 식량 부족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때 우리도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해놨기 때문에 지원에서 빠지고, 오히려 일본은 능수능란하게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장관은 "95년 김영삼 정부 때 북한이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식량 지원을 요청했는데 일본이 먼저 50만 톤을 주겠다고 발표를 했다"며 "그때 김영삼 대통령이 일본 총리한테 연락을 해서 '그건 아니다. 우리가 먼저 해야 된다'며 '북한에서 아무리 욕을 심하게 할지라도 일본이 내 뒤로 서라'고 교통정리를 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앞질러서 얘기해 버리면 기시다 총리는 주겠다고 하고 우리는 그냥 못 주는게 된다"며 "아무리 핵과 미사일 문제가 있다고 할지라도 국제적으로 같은 민족끼리 저럴 수 있나 하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정부 차원에서 (북한에게) 준 것은 없다"며 "다만 정부 차원에서 준 것이 아니고 민간 차원에서 작년에 대북 지원 민간단체들이 대북 지원한 것을 통일부가 승인을 해서 한 23억 얼마 정도의 물건이 갔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전 장관은 "어떻게 보면 이제 인도주의적인 지원이고 그건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된 유엔 대북제재 법의 밖에 있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정부도 허용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어떻게 '장모는 10원도 남에게 피해를 안 줬다' 하고 자기는 '1원도 북한에 안 주겠다' 하냐"며 "단위가 왜 그렇게 작아 동그라미가 이렇게 몇 개 더 붙어야지. 덩치는 큰데 왜 이렇게 돈 쓰는 게 약해. 일본에는 엄청나게 퍼줬다"고 힐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대통령실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 인권보고서 발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후 국무회의 석상에서 통일부는 앞으로 북한 퍼주기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힌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북한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은 정치·군사적 고려 없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