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 치웠다' 발언에…野-한총리 격돌 "곡해·오해말라" "오만한 변명"

한덕수 국무총리의 '한일회담으로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발언을 두고 4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한 총리와 야당이 격돌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돌덩이를 치웠다, 이 부분은 상당히 부적절해서 당사자들이나 국민들이 상처받았다고 본다. 유감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나"라고 첫 포문을 열었다.

한 총리는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마시라. 돌덩이라고 한 것은 한일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킨 문제를 해결하고 치우려고 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제가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돌덩이라고 얘기할 수 있나. 곡해하지 마시라. 잘못 판단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이 "변명하실 게 아니라 솔직히 부적절한 비유였다고 설명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따져묻자 한 총리는 "한일간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으로서의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피해자를 지칭한 게 아니다. 곡해하지 마시라"고 거듭 반박했다.

한 총리의 답변에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이 본회의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윤 의원은 "겸허하지 않고 대단히 오만한 태도"라며 "국민적 비판을 감수하셔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국민을 지칭하지 않고 징용의 희생자를 지칭해서 돌덩이라고 한 게 아니다"며 "한일간의 관계를 지극히 악화시켜서 과거에 발목 잡히게 만드는 그 문제가 돌덩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곡해하지 마시라, 오해하지 마시라"며 재차 되받아쳤다.

앞서 한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의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 등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야당 의원에게 "한번의 회담을 통해서 모든 게 해결될 수는 없다. 이번에는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한일 정상회담의 경제·산업적 성과가 없다고 지적하고 대일 굴욕 외교라며 두 번째 포문을 열었다.

윤 의원은 "반도체 품목 3가지 수출 규제 해제, 사실 실효성 없는 것이다. 화이트리스트 미실시됐다. 오히려 정치적이고 역사적으로 무리한 요구들, 후쿠시마 오염수 방수, 강제징용, 독도 영유권을 (일본이) 주장한 거 아닌가. 이러고도 빈손 굴욕 외교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한 총리는 "그동안 정부가 설명했고, 저희 (국무위원)도 여기에 나와서 설명한 것을 철저하게 곡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2019년도 국내 소부장 기업 투자하고 경쟁력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다시 일본 소부장 기업을 끌어들이고 국내 소부장 기업 지원을 중단하시는 건가"라며 "소부장 기업 예산이 3400억인데 올해 38% 삭감했다. 지난달 15일 국가 산업단지 발표, 21일 한일정상회담 이후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 일본의 기술력 있는 업체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한국의 소부장 기업들이 상당히 불안에 떨고 정부를 믿고 투자했다가 큰 곤경에 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우리가 소부장 산업을 키워야 된다는 것은 절대절명의 과제"라며 "어느 경제가 조립산업 위주로 계속 커나갈 수는 없다. 결국은 소부장이 튼튼해져야 그 산업이 튼튼해지는 것이다"라며 "다만 국내적인 지원만 한다는 것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훨씬 더 많은 기술과 외국 기업과의 협력과 우리의 기업에 대한 여러 여건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외국 기업과의 협력, 기술을 가진 가진 기업과의 협력도 정부로서는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정부 국가첨단산업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 총리가 회의를 지난해 11월 단 한 차례만 진행한 것을 지적하면서 "경제 컨트롤타워가 어디 있느냐" "대통령인가" "용산에만 있나"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이에 한 총리는 "첨단위원회에서 만들려는 대책을 산업부에서 만들고 있다"며 "작업이 되면 당연히 위원회를 열어 확정을 하고 더 해야 할 대책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