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미·러 외교전…러 "미국이 회담 무산시키려 해"

“러의 국제적 고립 위해 아프리카에 불참 설득”

아프리카서 미국·서방 vs 중국·러시아 외교 각축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미국이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회담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그 속국들이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을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그들은 계획된 두 번째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참여하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인프라, 기술 및 에너지 프로젝트 등과 관련해 7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미국·서방과 러시아·중국 간의 외교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아프리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으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는 등 아프리카를 두고 양 측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첫 번째 러시아-아프리카 의회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항상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의 비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직면한 공동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 강력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과의 아프리카 파트너쉽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 아프리카에 선택권을 주고 싶다"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말을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