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권 끝났다' 野에, 與 "양곡법 밀어붙여 尹정부 부담주려는 속내 자백"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재의 요구권) 행사에 야당이 '이 정권 끝났다'며 거센 반기를 들자 "포퓰리즘 법안을 갖고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주려 했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장 원내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청래 의원의 발언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밀어붙인 정치적 속내를 알 수 있고, 그것을 자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 정권은 끝났다"며 "이제 국민이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차례"라고 적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결국 쌀값 안정화를 위해선 쌀 재배면적을 줄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다. 그리고 다른 경쟁력 있는 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의무매입 조항을 집어넣어서 시장에 선개입한다면 공급이 교란될 것은 명백하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에 홍남기 장관도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데 이렇게 시장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과 같이 절차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검수완박법에 대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고 토론 없이 통과된 법이 당시 야당 의원들의 표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인정했다"며 '결국 이 양곡관리법도 똑같은 절차적 문제점을 갖고 있는데 이런 법안에 대해 그 법이 시행되기 전에 재의 요구를 함으로써 절차를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로 해서 여야 간 대화의 장을 만들어갔는데, 국민의힘이 아예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거부권 행사할 테니까 빨리 통과하세요 했다는 취지의 주장에 "사실과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네 가지 냈었고, 그중 네 번째 안에 의무매입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재량적으로 하되, 격리 요건이 발생하면 정부에서 국회에 보고해서 격리 여부나 이런 것들을 협의해서 정부와 국회가 상의하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도 들어 있었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그 네 번째 안은 절대 받을 수 없고, 의무매입 조항이 있는 안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 중재안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지, 저희가 중재안을 갖고 협상에 전혀 나서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조금 사실과는 다른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재의결과 대체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석수를 보면 재의결은 말씀하신 대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 다른 대체입법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의무매입 조항이 포함된, 아니면 그와 같은 내용의 의무조항이 포함된 법안이라면 그 대체입법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원내대변인은 "다시 한번 내년 총선 직전에 재의요구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주고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정청래 의원이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돌려드리겠다"며 "그와 같이 무리하게 대체입법을 추진한다면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 민주당이 또 단독 처리하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하고 반복될 것으로 보는지 묻자 "아마 대통령이 다시 재의요구를 하도록 저희들은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런 법안들을 한꺼번에 본회의에 올리는 게 아니라 시차를 두고 하나씩 법안을 따로따로 올리고 있다"며 "따로따로 법안을 대통령에게 송부해서 그 법안에 대해서 한 건 한 건 재의요구하는 모습을 계속 연출하게 해 정권에 부담을 주겠다라는 정치적 의도"이라고 꼬집었다.
 

"쌀 창고업자 복지법' 돼선 안돼…전국 쌀 창고, 호남 몰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망국적 포퓰리즘 '쌀 창고업자 복지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올해 2월말 기준 정부 양곡의 저장을 위하여 보관계약이 완료된 전국 쌀 창고 3480동의 50.6%가 호남 지역인 광주(19동), 전북(738동), 전남(1004동)에 집중되어 있다. 전국 쌀 생산량 중 호남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37%인데 비해 쌀 창고는 더 호남에 몰려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쌀 창고에 보관된 쌀은 3년이 지나면 주조용이나 사료용으로 헐값에 팔리게 된다"며 "결국 쌀이 더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땅 짚고 헤엄치는 사람들은 '쌀 창고업자'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기본시리즈'에 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분명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표만 얻어내겠다는 망국적 '포퓰리즘'에 목적이 있다"며 "민주당이 재의결에 나서겠다는 선언도, 무산시 대정부 투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얕은 정략적 계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