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리들, 바이든 전화로 무기 지원 압박할까 우려"
미CIA, 감청한 문서에 '신호 정보 보고' 명시로 구분
◆…포탄을 발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사진=로이터통신
유출된 미군 기밀 문건에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을 비롯해 동맹국들을 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군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지원과 관련해서 미국 CIA가 동맹국들을 감청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유출된 기밀 문건에는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고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을 지원할지에 대한 내부 논의가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무기를 지원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한국 관리들이 우려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작성자가 미국 CIA인 문건 중에는 한국 정부의 내부 논의를 감청한 경우 정보출처에 '신호 정보 보고'라고 표시했다는 내용도 나와있다고 NYT는 부연했다. 그러면서 "유출 문건들은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 대한 첩보 활동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지원받아야 하는 동맹국가와의 관계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한 서방 국가의 고위 관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고통스러운 유출"이라며 "서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밀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유출된 문서는 총 100여쪽에 달하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법무부는 국방부와 공조해 문서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