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에도 지원액 4년간 동결…업체 부담 가중
"마을버스 운전기사 임금 낮아 30%의 버스 멈춰 서"
◆…서울 서초구에서 운송원가 현실화 촉구 현수막을 단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사진=임민원 기자
11일 서울마을버스조합에 따르면 시내 마을버스 업체수는 139개로 이 중 81.2%(113개)가 적자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돼 운송적자 발생 시 시에서 운송적자를 보전해줘 안정적 재정확보가 이뤄지지만 마을버스의 경우 민영제로 적자 노선 중 극히 일부만 지원되고 대부분 업체는 스스로 떠안아야 해 적자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합은 시 조례에 2년 단위 운송원가 산정과 매년 초 재정지원 기준액을 산정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유류비와 인건비 상승 등 물가반영 없이 4년 전 재정지원 운송원가를 적용하고 있어 적자 부담이 고스란히 운송업체 작용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적자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기준금액은 지난 2019년 마을버스 1대당 45만 7040원이며 적자에 대한 지원 금액은 2년 전 상한액인 21만원이지만 이마저도 85% 수준인 17만 8500원 이내 수준으로 지원되고 있다.
조합측은 "적자 규모에 관계없이 최대 17만 8500원 이내 지원이 이뤄지고 나머지 적자액은 업체에 떠넘기는 실정"이라며 "시 조례에 따라 올해 재정지원 운송원가와 적자보전 상한액 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합의 요구안은 운송원가 51만 5842원, 적자보전 상한액 24만원이다.
서울 마을버스 요금도 어른 기준 900원으로 8년째 동결됐다. 같은 기준 경기도 1350원, 세종시 1300원, 부산시 1130원 등 서울과 차이가 있다.
연료비가 2020년 대비 81.6%, 인건비도 2021년 대비 11.6% 오르며 운송원가 부담이 커진 부분도 운송업체의 재정난을 가중시킨 상황에서 구조적 저임금으로 인한 기사 구인난 문제도 겹쳤다.
조합은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월평균 임금은 439만원인 반면 마을버스는 291만원으로 서울 마을버스 차량이 모두 1664대지만 적자운영의 낮은 보수로 업체별 보유차량 운행률은 70% 이하"라면서 "지난해 기준 부족기사는 1035명 수준이지만 저임금 탓에 기사가 없어 운행률이 떨어지는 상황으로 처우 개선 재원은 요금인상 없이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시는 기존 동결돼 온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을 이달 말 추진하려 했으나 고물가로 인한 서민 가계부담 완화와 정부의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기조에 호응해 하반기로 요금 인상시기를 조정키로 했다. 마을버스 운송업체들은 물가안정을 위한 고육책이라 해도 선택과 집중이 아쉬운 획일적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의하면 지난해 대중교통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는 1조 20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 규모는 50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중교통 경영 악화 상황에 한계에 부딪친 만큼 8년 만에 요금 인상 추진을 고려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될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달 내 이뤄지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