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배후' 재력가 부부 유상원·황은희 신상공개

지난달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 유상원(50)과 황은희(48)의 신상이 12일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 피의자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두 사람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신상공개위는 "유상원, 황은희는 수감 중인 피의자 이경우(36) 등과 범행을 공모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한 후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신상 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공범 피의자들의 자백과 통화 내역, 계좌 내역 등 공모 혐의에 대한 증거가 있고 유사한 범죄에 대한 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범 중 신상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 수단의 잔인성과 중대한 피해 여부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등에 한해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앞서 경찰은 이경우와 황대한(36), 연지호(30) 등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한 실행범 3명의 신상도 공개했다. 이로써 이 사건에서만 5명의 신상이 공개된 것인데 이는 2010년 신상공개 도입 후 단일 사건으로써는 가장 많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을 빚던 피해자 A(48) 씨를 납치·살해하라고 이경우에게 시킨 혐의(강도살인교사)로 지난 5일과 8일 각각 검거돼 구속됐다.

가상화폐 투자 성공으로 자산을 불려온 것으로 알려진 부부는 2020년 투자한 코인 실패의 책임을 놓고 A 씨와 민·형사 소송을 치르며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수개월 전 이들 부부가 이경우에게 범행 착수금으로 7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추가 수사한 뒤 13일 오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