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노력, 금융안정 노력 각각 84% “시의적절했다”
조합원 93% “당행 급여수준 적정 수준으로 회복 안됐다”
조합원 79% “한은법 개정해 인건비 승인권한 금통위로 이양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 노동조합은 18일 '이창용 총재 취임 1주년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으며 노조원 1002명이 응답했다.
'총재 취임 후 한은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하는가'의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14%), 그렇다(44%) 등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조합원 비율은 58%에 달했다. 그렇지 않다(22%), 매우 그렇지 않다(2%) 등 부정적 답변은 24%에 불과했다.
'총재 취임 후 경제정책 당국(기재부, 금융위 등) 사이에서 한은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긍정비율은 43%로 나타났다(매우 그렇다 8%, 그렇다 35%). 부정비율은 41%였다.
이 총재 취임이후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금리인상 등)은 시의적절했다는 답변이 84%를 차지해 후한 점수를 줬다. 부정적 비율은 11%에 머물렀다.
금융안정을 위한 노력(금융시장 안정화정책 등)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4%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 비율은 9%에 그쳤다.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7%로 나타났다.
'총재 취임 후 급여수준은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됐는가'라는 설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3%가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한은의 적정 급여수준으로 응답자들의 34%는 '금융공기업·시중은행 평균'이라고 답했으며 금융공기업 평균, 시중은행 평균, 금융기관 전체평균으로 응답한 비율은 각각 32%, 19%, 15%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한은의 인건비 승인권한을 기재부장관이 가지고 있는 것을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법 개정을 통해 인건비 승인권한은 금융통화위원회로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79%가 응답했다.
한은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 없으므로 적극 찬성' 비율이 45%,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중간 선회' 40%로 나타났고 적극 반대는 4%, 모르겠다 1%로 조사됐다.
'이창용 총재 재임 동안 전체적으로 업무실적에 대해 점수'는 매우잘함 4%, 잘함 36%, 보통 50%, 못함 7%, 매우못함 2%로 나타났다.
'내부경영에 대한 점수'는 매우잘함 2%, 잘함 12%, 보통 40%, 못함 32%, 매우못함 14%라고 응답해 긍정적 평가(14%)보다 부정적 평가(46%)가 우세했다.
유희준 한국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은 "조합원 설문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 국내외에서의 한은의 위상은 이전보다 올라갔음을 체감하고 있으며 통화정책 및 금융안정 부문에서 총재의 업무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총재의 학식과 전문성, 국제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도, 탁월한 대외 교섭력 등이 종합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경영 측면에서의 평가 결과는 좋지 못하다"며 "역대 총재가 보여온 절대 존엄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일상 가운데 직원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서 직원들은 잠시나마 그 진정성을 느꼈지만 한은을 떠나는 젊은 직원들은 늘었고 남아있는 직원들의 표정은 1년 전에 비해 더욱 어둡기만 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경영층은 직원들에게 '한국경제의 컨트롤타워' 급 능력을 요구하지만 임금 수준은 금융공기업 바닥을 강요한다"면서 "한국은행의 경영층도 십분 동의하면서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한은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세계 어디에도 독립적인 중앙은행 직원의 인건비를 중앙정부 부처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곳은 없다"며 "헌법에서 보장한 '정상적인 노사교섭'을 형해화하는 기재부의 일방적 임금 결정을 한국은행 직원들은 언제까지 묵과해야만 하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행 직원의 인건비는 노사협상을 통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한은법 개정에 이창용 총재가 적극 나서 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