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백악관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2023.03.10. <사진 로이터>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대(對)중국 관계와 대만해협 일대의 평화 및 안정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에 대한 지원 및 내달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준비 등도 논의했다고 부연했다.
백악관도 별도의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날 통화를 하고 최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인권, 공정무역 관행을 수호하겠다는 공동 의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경제·안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 부과에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청정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기 위한 지속적인 공동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에 이어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최근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번영과 안보, 공유 가치,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관한 양국의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차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날 통화 내용을 공개한 건 최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마크롱 대통령이 함께 중국을 방문한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 거리두기' 발언으로 미국과 EU 간 연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7일 방중을 마친 뒤 귀국길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사실상 '유럽의 일이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미국 및 중국 어느 편에도 휩쓸려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12일 네덜란드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는 동맹이 곧 "속국"은 아니라며 "동맹이 된다는 것이 우리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더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여러 차례 주장해온 'EU의 전략적 자율성' 개념의 연장선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중·러 관계 밀착, 미국과 EU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친중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서방에서 나왔다.
27개 회원국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EU 입장에서는 외교 참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8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EU-중국 관계를 확고히 재정립하기 위해선 EU 내부의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진화에 나선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