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출시장 비중은 2.74%...2008년 이후 최저
반도체 호황 안주하며 수출 주력 업종 변화 소홀
수출시장 점유율↓...수출 경쟁력 떨어지는 상황
중국과의 기술 격차 좁혀져 한국제품 수요 감소
◆…상하이 양산항의 수출입 컨테이너 부두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떨어지면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동아시아 주요국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현황을 보면 이달 1~20일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2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40억9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3%나 급감해 전체 무역 수출에도 타격을 줬다.
세계무역기구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4%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2.6%) 후 최저다. 2017년(3.23%) 역대 최고치의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19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는 반면 대만과 중국의 수출 경쟁력 향상은 두드러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를 통해 동아시아 4개국 수출(2011년~2021년)을 살펴보면 한국의 수출액은 2011년 5552억달러에서 2021년 6444억달러로 16.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만은 2044억달러에서 4070억달러로 99.1% 증가했고, 중국은 1조8993억달러에서 3조3625억달러로 77.0%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8220억달러에서 7561억달러로 8.0% 줄어 한국은 일본만 앞질렀다.
이 기간 한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3.1%에서 2.9%였지만 이에 비해 중국은 10.5%에서 15.1%로, 대만은 1.2%에서 2.0%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기댄 '편식 효과'가 사라지면서 가려져 있던 문제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그간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안주하며 수출 주력 업종 변화에 소홀해 수출 산업의 경쟁력과 역동성이 뒷걸음질 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17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서 "산업 자체가 너무 편식이 되어 있다. 감산을 통해서 반도체 가격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해도 수출시장의 점유율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수출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편식에 가까운 반도체만 쳐다보기보다는 사업의 다각화도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입 대상국인 중국의 기술자립 가속화로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중국의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이전처럼 높지 않은 점도 수출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1~20일) 기준 중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다.
무역협회는 2011~2021년 한·중 산업의 경쟁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나라 무역구조가 분업화를 통한 보완적 구조에서 상호 경쟁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보희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 견제는 중국 산업의 기술력 향상과 중간재 자급률 제고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나라도 중국의 독자기술 개발과 중간재 국산화에 대비해 수출 주력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략 수립이 시급하며 기술 전문인력 확대와 기술안보도 함께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