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중·프 외교관 철수 조정 중…사우디 항공편으로 철수"
정부, 공군 수송기 미군기지행·청해부대 수단 해역 급파
◆…주민들이 줄을 서서 물을 배급받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교전 중인 군벌들이 3일간의 휴전을 합의하면서 각국의 정부들이 현지 자국민 철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군도 수단에 체류 중인 교민의 철수를 위해 인근 미군기지에 군용기를 대기시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단 정부군은 주요 공항을 포함한 수도에서 교전이 지속되자 각 국가의 외교관과 현지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조정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도 이날 성명을 통해 수단에 체류 중인 외국인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모든 공항을 부분적으로 개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발표했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는 이번 수단 사태에서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정부군(쿠데타 정권)에 반기를 든 쪽이다.
로이터통신은 수도 하르툼 등지에서 여전히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철수와 현지 주민 대피에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유혈충돌은 정부군과 RSF의 통치방향 이견으로 촉발됐다. 브루한과 다갈로 두 장군은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30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축출했었다.
이후 군부와 민간 세력이 반반 들어가는 주권위원회가 구성되고 과도정부가 수립됐으나 2021년 브루한과 다갈로 두 장군은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킨 뒤 과도정부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이들 역시 군의 통합과 지휘권 문제를 둘러싼 이견때문에 지난 15일부터 유혈충돌을 빚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유혈충돌로 누적 사망자 수가 400명을 넘어섰고 350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5명의 구호요원도 포함됐다.
수단 군벌들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슬람 축제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3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각국 정부는 현지에 체류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의 휴전 합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강력한 압박 이후 이뤄졌다.
이에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스웨덴과 유엔 등은 현지 자국민과 직원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용기를 인근 지역에 대기시키는 등 필요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들이 이미 수단항을 떠나 항공편으로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요르단 외교관들도 곧 철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군도 수단에 체류 중인 교민의 철수를 위해 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등 50여 명을 태운 공군 C-130J 수송기를 수단 인근 지부티 미군기지로 보낸 데 이어, 오만 살랄라항에 있는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으로 급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