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50억클럽·김건희' 양특검법 패스트트랙 태운다…"모종 거래 유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5일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양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양특검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50억 클럽 특검법의 경우 정의당 강은미 의원 안을, 김 여사 특검법의 경우 이은주 원내대표 안을 각각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50억 클럽 특검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후 180일 이내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이 없으면 법사위 1소위에 이미 의결해놓은 대안을 본회의에서 수정안 처리하기로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후 180일 이내 법사위 의결이 없으면 수사 범위와 특검후보 추천 방안을 양당이 합의해 보완한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특검 수사 범위를 놓고 정의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만 집중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에 더해 코바나컨텐츠 기업 협찬 의혹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특검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안은 양당 의원 포함, 발의에 동의하는 의원들 날인을 거쳐 26일 오후 양당 수석부대표들이 직접 제출할 예정이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실체와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의 원칙을 갖고 양당 원내대표와 소통, 협의해왔다. 국민의힘은 50억 클럽 특검법을 법사위에 상정한 것으로 모든 소임을 다했다는 듯하지만, 실제로 법안 심의에 대해 해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50억 클럽과 김 여사 관련해서 실체를 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에는 관심이 하나도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며 "법안소위가 열리는 날이나 특검법 심사를 촉구하는 날 등 때마다 검찰의 맞춤형 보여주기식 수사가 실체규명을 위한 특검 뭉개기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오늘의 패스트트랙 처리 합의는 국민의힘이 자처한 것이다. 그간 제가 드렸던 협의의 시간 자체를 국민의힘이 내팽개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상식과 공정의 시간표로 보면 매우 늦은 추진이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이미 특검을 하라고 요구했다"며 "특검법이 둘 다 본회의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더라도 최대 240일의 시간이 또 필요하다. 국민 보기엔 억장이 무너질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처리안건 지정이 여당과 정부의 입장 변화에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와 여당이 무조건 방어만 하고 보자는 식이 아니라 실제 특검법안 심사에 성실히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야당이 시도하는 '노란봉투법'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 움직임에 대해 "'쌍특검'의 패스트트랙 지정과 노란봉투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민주당와 정의당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양특검' 법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과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를 동시에 강행 처리하기로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환노위 여당 간사 임이자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이 환노위에서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불법파업 조장법을 일방적으로 본회의 직회부를 시도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게다가 양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기 위해 정의당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은주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 반대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에게 정의당은 한 번도 '경영계와 무슨 검은 거래를 했느냐'는 이야기를 한 적 없다"면서 "정치 도의와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