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 800도 열폭주"…전기차 85%만 충전하면 화재위험 90% 낮춘다

배터리 과열의 주원인...과충전과 급속충전

"배터리 충전율 구간별 차등요금제 도입 필요"

"배터리 고열 방지·배터리 이상 감지하는 'BMS' 강화"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8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에서 주최한 '리튬이차전지 열폭주 방지 및 화재 진압(소화) 기술'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기차 화재 사고 수는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소방청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8년 2건을 시작으로 2020년 11건, 2021년 24건, 지난해에는 44건이 발생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 화재원인으로 △배터리 결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결함 △배선 또는 커넥터 결함 △급속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노화를 지목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과충전은 전해질의 온도가 상승해 양극·음극이 분해되고 분리막까지 녹아 위험하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배터리팩이 손상되면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섭씨 800도까지 올라가 산소를 차단해도 진압이 어렵다.

이 교수는 "충전율 85% 이상부터는 과충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기차는 최대 97%까지 충전한다. 외국의 경우 13% 정도 여유를 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충전율은 운전자가 설정해 바꿀 수 있다. 85% 수준으로만 배터리를 충전하면 화재 발생 위험성을 90%까지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급속충전 횟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0~500회 고속충전 시 배터리가 열화해 화재 위험성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급속·과충전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구간별 차등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 완속충전기든 급속충전기든 충전요금을 85%까지는 지금 수준으로 두고 (충전율이) 95%, 100%로 충전할 때마다 충전요금을 2배, 4배, 8배 올려야된다고 생각한다"며 "전기차 보급 걸림돌이 되고 있는 화재 위험성을 생각한다면, 급속충전 요금을 좀 과도하게 물리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화재 위험성을 99%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전기차 특성상 원인을 알기 어려운 배터리 셀 내부의 전기화학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다 보니, 화재 원인을 확정적으로 결론 내긴 무리"라며 "최대한 배터리 고열 현상을 방지하고 배터리 이상을 감지하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