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태영호에 공천 압박?... 유승민 “불법 공천개입”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으로부터 한일 관계 옹호 발언을 조건으로 한 '공천 압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태영호 의원은 이진복 정무수석과의 회담에서 해당 문제는 언급된 적이 없다며 논란을 잠재우려는 모양새다.

■ 대통령실, 與 태영호에 공천 압박?

지난 1일 MBC 보도에 따르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직후 지난달 9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진복 수석과의 회담 직후 보좌진들을 모아 "(이 수석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한일 관계를 공격하는데 왜 (여당) 최고위원회 쪽에서는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는가"라며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이어 "이 수석은 내가 최고위원으로 있는 동안 마이크 쥐었을 때 매번 대통령에게 정상적으로 보고가 들어가면 공천 문제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실의 내년 총선 공천 개입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와 이진복 수석 모두가 걱정하는 것은, 내가 강남갑 지역구에서 재선하는 것이냐 마느냐의 문제일 것"이라며 "오늘도 내가 그걸 이 수석에게 물어보고 온 참"이라고 부연했다.

■ 태영호 "이진복 정무수석, 공천 문제 언급 안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C의 보도 이후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태 최고위원은 "(MBC) 녹취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기 위한 내용이었다"며 "보좌진들이 정책 중심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과 보좌진 사이에서 공무상 비밀인 회의내용이 유출·보도된 데 대해 MBC 뉴스데스크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 유승민 "공천 협박… 신속하게 수사해야"

유승민 전 의원은 1일 오후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간 '공천 의혹'에 대해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이자 현역 국회의원에게 '공천 협박'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1인 사당'으로 전락할 때부터 불법 공천개입 가능성에 대해 누누이 경고해 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총선에서 불법 공천개입으로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을 당시, 윤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MBC의) 보도는 공직선거법 제9조 2항에 따라 검찰과 경찰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돈봉투'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더 깨끗하고 떳떳함을 국민에게 증명하고 신뢰를 받으라"며 법적 절차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