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헌법 위배 중대범죄…즉각 수사" 野 맹공, 태영호 "이진복과 공천 대화 안해"

더불어민주당은 3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녹취록 관련해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은 공직선거법과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중대범죄"라며 검찰과 경찰의 즉각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대통령실 공천 관련 녹취록 논란에 대해 "이진복 정무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대통령실의 과거 당무 개입 논란을 볼 때, 이번 공천 개입 의혹은 단순히 부인한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유승민 전 의원의 낙마를 위한 전당대회 룰 변경과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임 모두 소위 '윤심'(尹心)이 작용했다는 게, 정치권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대통령이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던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은 공직선거법과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중대범죄"라며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은 녹취파일까지 나온 마당에 더이상 수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2016년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으며 당시 검찰은 선고 형량이 가볍다고 항소까지 진행했다"며 "검찰과 경찰은 더이상 대통령실과 여당의 눈치를 보지말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에 착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서 "공천, 선거 등을 미끼로 대통령실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하면 선거법 9조 위반"이라며 "선거법 9조 2항에는 검찰과 경찰은 이에 대해서 바로 수사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더 황당한 것은 바로 태영호 의원이 일본 외교청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하는 내용을 공개하면서 '일본의 외교청서는 한일 관계가 미래로 가기 위한 일본의 화답'이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라며 "비정상이 아니고서야 이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데 왜 정상이 아닌지 이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대통령실과 태영호 의원의 수상한 만남과 관련해서 대통령이, 대통령실이 정치에 개입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천, 선거에 개입해서 2년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2년 징역형을 받을 때 기소했던 중앙서울지검장이 누구인가. 윤석열 당시 중앙지검장이다. 이렇게 기소될 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라고 지목했다.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불법 녹음·유출자 끝까지 색출"

반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대통령실 공천 관련 녹취록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이진복 정무수석과는 최고위원 발언 방향이나 공천에 대해 그 어떤 대화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공천 관련 녹취록과 지방선거 공천 대가성 정치후원금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태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 본질은 보좌진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제가 최고위원에 당선됐음에도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최고위원으로서 활동 중심을 윤석열 정부 성공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을 회의 참석자 중 누군가가 녹음해 불순한 의도로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쪼개기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너무나 황당해 말이 나가지 않는다"며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서 단 하나의 오점 없이 당당하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 최고위원은 "시·구의원들의 후원은 쪼개기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시·구의원들이 언론에 자발적으로 후원한 거라 밝혔다"며 "특히 공천헌금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들이 낸 후원금도 반환했다.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태영호 TV 유튜브를 통해 다수 소액의 원칙에서 매해 1억5000천의 후원금을 미달한 적 없고, 수천의 후원자는 제가 한번도 본 적 없는 전국에 계시는 소액 후원자"라며 "공무상 취득한 후원정보가 아니고서야 알 수가 없는 후원자 신원 자료까지 다 알고, 명단까지 언론에 넘겼다는 것은 심각한 불법행위이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최고위원이 된 후에도 여러 역사적 평가와 관련한 발언이 있은 후 매일 '사퇴하라'는 정치적 공세와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가 각 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며 "저에게는 김정은 독재 세습왕조를 무너뜨리고 평화통일을 이룰 역사적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의 중요한 기밀이나 정보를 다루는 국회에서 진행된 보좌진 내부 회의 내용을 불법 녹음하고 유출한 자는 수사를 통해 끝까지 색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컷뉴스는 태 최고위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 시·구의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시·구의원 본인은 물론 가족, 지인들 명의로 후원금을 보내는 '쪼개기' 방식이 사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관련 시·구의원들이 모두 태 최고위원 지역구에서 당선된 점을 들어 후원 대가로 공천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공천헌금' 의혹까지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