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경제팀 1년…"민생회복 공언했지만 부자감세만" 쓴소리

경실련·참여연대 등 13개 단체, '윤 정부 출범 1년' 평가

경제, 사회복지, 노동, 외교 등 10개 분야별로 진단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2022년 5월 10일)한 지 1년, 경제정책의 방향은 낙제점이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평가가 나왔다. 대기업·집주인에 초점을 맞춘 감세(減稅)를 문제 삼은 것인데,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다면 불평등·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4·16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참여연대 등 13개 단체들은 3일 서울글로벌센터빌딩에서 '윤석열 정부 취임 1년 평가 대토론회'를 열고 "전세계적 차원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취약계층을 위해 세수를 확대하고 사회복지예산을 확충하는 반면, 윤 정부는 작은 정부·시장주의를 앞세워 재벌부자 감세와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사회안전망마저 산업·시장·민간화에 맡기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경제, 노동, 권력기관 운용, 기후·생태, 식량·농업, 남북·대외관계, 젠더·사회적 차별, 재난·안전, 시민사회·언론 등 10개 분야로 나누어 정부 정책을 진단했다.
권 국장은 "정부가 재벌특혜와 부자감세 기조를 이어간다면 재벌과 부자들로의 쏠림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불평등·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공정경제와 조세정의, 민생경제로의 기조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감세는 조(兆) 단위로 재정에 부담을 줄 만큼 크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2년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라 향후 5년(2023~2027년)간 감세 규모는 64조원에 달한다.

복지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꾸어야 한단 목소리도 있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윤 정부는 감세와 작은 정부·시장주의·긴축재정을 강조하고 있고,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민영화·영리화·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공적연금의 강화보다 금융자본의 배만 불리는 사적연금 활성화라는 각자도생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사회권을 확대·강화하고 복지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한 이정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은 "지금 정부가 우선해야 할 것은 불평등 심화의 구조적 원인인 정규직-비정규직, 재벌-중소기업의 노동시장 이중 구조 극복을 위한 정책 추진"이라며 "비정규직의 차별 철폐, 차별없는 노동권 보장, 사회공공성 강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조합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해서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하고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봤다.
이태호 정전70년한반도평화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대북 강경정책은 상호위협 증가의 악순환, 핵 위험 증가의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며 "또 배타적인 미국 편승 정책은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동시에 한미간 호혜적이고 협력 관계마저 손상시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대를 멈추고 남북 북미 합의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식이 미래 한일관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강제동원·일본군 성노예·독도 문제 등 일본의 기존 주장은 더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단체는 기후·생태 분야에 대해 "친원전, 환경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개발에만 치우쳐 우리나라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암울한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며 언급했으며, 재난·안전을 두고선 "10·29 이태원 참사와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에 보이고 있는 무책임한 행태에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고 봤다.

현 정부의 권력기관 운용에 대해선 검찰공화국의 등장과 권력기관 개혁의 후퇴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장유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소장은 "검찰 편중 인사로 견제와 균형이 실패하고, 시행령 통치로 법치주의도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