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김동오 부장판사)는 7일 이내흔·김윤규·김재수 전 현대건설 경영진에 대해 특경가법상 사기등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내흔과 김재수는 현대건설 대표로 있던 1997년 당시 대출한도나 재무재표 상황을 고려할 때 대출과 분식회계간의 사기죄가 인정되는 인과관계가 충분하다"며 "이내흔 피고가 김재수 부사장의 주도로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주장을 하고는 있으나 당시 최고 경영자로서 중요한 의사결정의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식회계에 가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윤규 전 사장에 대해서도 "분식회계와 함께 3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건 낸 것은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시했다.
또 "현대건설은 당시 IMF사태와 정몽헌회장에 무게가 실리는 그룹구도였지만 피고인들은 중간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그룹총수를 견제하지 못한 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업문화에서 더 이상 분식회계는 발생해서는 안되는 중대한 범죄이고 거액을 대출해 거액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한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전 사장과 김 전 부사장은 1997년 46억원의 손실이 있음에도 140억원의 이익이 있다는 허위 재무재표로 1조원대의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았으며 김 전 사장도 1994년 1000억원대의 손실을 숨기고 1조원대의 대출을 받고 3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자민련에 전달한 혐의를 받아 지난 2월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재판부는 세 피고인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되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으며 피고인들은 1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