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중국 정부 마이크론 구매요청 급격히 줄어
“마이크론 제재 피해 최소화할 수 있는 토대 만들어 둬”
中 메모리칩 생산 진전에 마이크론이 표적…인텔 엔비디아 등 계속 구매
◆…중국 정부가 3여 년 전부터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축소하고 이를 대체해 자국 업체나 한국 업체 제품 구매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100개 이상의 공공 정부 입찰을 검토한 결과 2020년부터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에 대한 구매요청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3년간 마이크론과 관련된 정부 입찰 건은 장쑤성 창저우시 기상청의 스토리지 장치 24대, 산둥성 저우핑시 병원의 이미지 센서 등을 포함한 4건에 불과했다.
대신 이러한 메모리칩 구매 수요는 중국 업체인 화웨이, 유니크, 하이크비전 등의 업체로 옮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에 대한 구매도 일부 있었으나 이는 자국산 제품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로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수년간 마이크론 구매 축소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왔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또한 그간 중국이 메모리칩 생산에서 진전을 보였기 때문에 미국의 규제에 보복하기 위한 대상으로 미국의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쉬운 표적이 됐다고 봤다.
실제 중국 정부는 마이크론 구매를 축소한 반면 대체재가 없는 인텔 프로세서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구매는 지속해왔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콘퍼런스보드 차이나 센터'의 알프레도 몬투파-헬루는 "(마이크론 제재로 인한) 칩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중국이 칩을 조달할 수 있는 다른 외국 기업이 있다"며 "마이크론 제재에도 중국이 피해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검토 결과 마이크론 제품에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이 있다며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중국 측의 발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일에 나온 것으로 미국을 겨냥한 '보복성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중국에 칩 제조 기술에 대한 일련의 수출 통제를 조치하고 마이크론의 경쟁사 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스 등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중국을 견제하며 반도체 우위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