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주택의 부속토지만 소유한 경우에도 주택수에 산정돼 '취득세' 관련 납세의무가 성립한다는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결이 나왔다.
최근까지 주택의 부속토지만 소유한 경우에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보유세제(재산세+종합부동산세) 측면에서만 논의되어 왔다. 이에 재산세와 달리 취득세의 경우 보유주택 수에 따라 세부담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판결이 지방세법상 주택수 산정기준을 둘러싼 다수의 분쟁에서 주목될 것이란 설명이다.
남지윤 한국지방세연구원 부전문위원은 24일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발간한 '취득세에서 주택의 부속토지에 관한 최근 판례소개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취득세에서 '주택의 부속토지만을 취득하거나 소유한 경우에도 주택을 소유 하거나 취득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이 쟁점이 되었던 두 개의 사안에서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8호에서 정한 '주택의 취득'에 '주택의 부속토지만을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한 2심 법원의 판단이 대법원에서 각각 그대로 인용되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된 바 있다.
■ 1세대 4주택 판단 시, 부속토지의 주택수 포함 여부
A씨는 서울 노원구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4억6000만원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취득세 460만원(취득 당시 가엑 6억원 이하인 주택의 취득세 적용되는 표준세율 1%)과 세율 0.1%를 적용한 지방교육세 46만원을 신고납부했다.
A씨는 아파트 취득 당시, 인천 소재 아파트와 서울 소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고 창원시 소재 토지 3분의 1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토지에는 타인이 소유한 목조 주택이 있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주택의 부속토지만을 소유하거나 취득한 경우에도 주택을 소유하거나 취득한 것으로 본다는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22조의 2 제1항 후문'에 따라 노원구 아파트 취득이 1세대 4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취득으로 판단했다. 결국, 과세관청은 취득세 1380만원과 지방교육세 138만원 그리고 가산세 약 165만원을 합한 약 1683만원을 A씨에게 부과했다.
A씨는 이에 "창원시 토지의 실제 소유자는 종중이고, 자신은 명의상 소유자에 불과해 실질과세원칙상 자신이 소유한 주택 수에 포함시킬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또 "토지에 설립된 주택과 무관하게 토지만 소유하고 있는데,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8호'에서 주택은 '주택법 제2조 1호'를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택법 제2조 제1호'의 문언 내용에 비춰 건축물을 제외한 부속토지는 그 자체로 주택이 아님이 명백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을 통해 부속토지만을 소유하는 경우에도 주택을 소유한다고 간주한다고 규정한 것은 모법인 구 지방세법에서 정한 주택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 사건은 소송까지 이어졌고,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과세관청이 패소한 이유는 A씨가 '구 지방세법 시행령 부칙 제5조'가 정한 '1세대가 2019년 12월 4일 이전에 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구 지방세법 시행일인 2020년 1월 1일 이후 3개월 내에 해당 주택을 취득한 경우'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법원은 1세대 4주택에 부속토지 또한 주택 수 산정에 포함된다고 판결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안은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8호' 및 같은 조 제4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의 2'가 문제된 사안"이라며, "각 조항의 적용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주택법에서 정한 주택의 정의에 구속되어 판단해야 할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세법의 독자적인 입장에서 그 규정과 입법취지를 종합 판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주택의 부속토지만을 취득하거나 소유한 경우도 주택수에 포함시킨다고 해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8호' 및 '같은 조 제4항 제2호'의 주택 취득세율에 관한 규정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4항 제1호' 규정과의 관계상으로도 '같은 조 제1항 제8호'에서 정한 주택 표준세율이 적용되는 주택의 취득세 주택 부속토지만을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된다는 점 ▲2008년도 귀속 종합부동산세와 관련된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두23910판결'은 이 사건에도 참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22조의 2'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시한 2심 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했다.
아울러 1세대 2주택 해당 여부가 쟁점이었던 다른 판결(2023.02.02 선고 2022두60394판결)에서도 앞선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됐다.
■ "지방세법상 주택 수 산정 기준 명확하게 밝혀진 판결"
보고서는 "재산세와 달리 취득세의 경우에는 보유주택 수에 따라 1가구 1주택 특례 등의 감면을 적용받거나, 추가 주택의 유상취득에 대한 중과를 적용받는 등 세부담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세법상 주택수 산정기준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다수의 분쟁에서 주목될 판결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지방세가 다주택자에 대한 정책세제로 활용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지방세법은 '주택의 부속토지만 소유하거나 취득하더라도 주택의 취득으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규정들을 개별 법령에 입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라며, "앞선 판결에서 취득세에서 '주택의 취득'에는 '주택의 부속토지만을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본 법리는 이러한 관련 법령 해석 시 전제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지윤 한국지방세연구원 부전문위원은 "각 세법의 세목마다 '주택'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르게 규정되어 있는데, 그에 따른 주택수 산정에 관한 기준 규정 역시 체계적으로 정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정책들이 시행된 탓에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신뢰보호 및 조세형평의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판결은 법원이 부칙 조항 해석 시 납세자의 신뢰보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인지할 수 있는 판결이다"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