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미 동부지역 지나 남부지역으로 이동
워싱턴 D.C ‘코드 퍼플’ 경보 발령...야외활동 자제
바이든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을 극명하게 상기시켜"
◆…주황색 연기로 뒤덮인 미국 사진=로이터통신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미국 동부 지역을 지나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뉴욕 등 북동부 지역의 대기질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기상청은 동부 해안지역의 대기질은 개선되었지만 동부 오대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뿌연 연기로 뒤덮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동부의 대규모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남하하면서 미국 동북부 지역이 연일 잿빛 하늘에 뒤덮였다.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과 워싱턴DC의 워싱턴 기념탑은 형체만 간신히 보일 정도로 대기가 탁해졌다.
◆…캐나다 산불로 인해 대기질이 최악 상태를 기록하자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워싱턴DC 당국은 대기질 지수(AQI)가 300까지 치솟자 사상 처음으로 '코드 퍼플' 경보를 발령했다.
대기질 지수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0에서 500으로 수치화해 녹색→노랑→주황→적색→보라(퍼플)→적갈색 6등급으로 구분한다. '코드 퍼플'은 대기질 지수가 201~300사이일 때 발령되는 경보다. 코드 퍼플 경보가 발령되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러야 하며, 불가피하게 외출시 N95 종류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기상청 기상학자 잭 테일러는 "산불의 연기 입자가 도시의 오존 농도 증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성명을 통해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인한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을 극명하게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날 통화를 가진 것을 알리면서 소방당국에 추가 소방관 파견 및 화재진압 자산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에게 대기질 악화에 따른 항공 교통 영향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앨버타주 와일드우드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사진=로이터통신
한편 캐나다에서는 지난 4월부터 발생한 산불로 남한 면적의 3분의 1이 피해를 입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의 모든 주에서 400건 이상의 산불이 진행 중이다. 대규모 산불로 인해 동부 퀘벡주는 주요 인프라가 차단됐으며 2만여명의 주민이 피난길에 올랐다. 주요 원유 생산지인 앨버타주의 석유·가스 생산도 타격을 입었다.
캐나다 산림청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캐나다에서 산불의 빈도·강도가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산불 시즌도 길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