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와 곤충 성장 조절제 등 약품 살포에도 효과 없어
개체 수가 많아지면 목초지와 경작지 생태계에 악영향
◆…사진=스토리풀(Storyful) 유튜브 캡처
미국 네바다주 북부의 한 도시에서 '모르몬 귀뚜라미'로 불리는 곤충이 떼로 출몰해 집과 도로 등을 뒤덮고 있는 영상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최근 네바다주 엘코시 주민들이 트위터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집과 도로 등을 뒤덮고 있는 모르몬 귀뚜라미 떼의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르몬 귀뚜라미 떼가 자기 집 벽과 기둥, 창문 등을 빽빽이 뒤덮은 모습을 틱톡에 올린 콜레트 레이놀즈 씨는 KUTV와의 인터뷰에서 "역겹고 소름 끼친다"며 "집 전체가 벌레에 휩싸여 밖에 나갈 수가 없다. 정말 겁이 난다"고 말했다. 레이놀즈는 이어 "사람들은 3일이나 5일이 지나면 사라질 것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귀뚜라미들이 우리 집 주변에 계속 있다"며 "벌레때문에 우을증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15년간 이 도시에 살았다는 주민 테드 베라스 씨는 NBC방송에서 "최근 몇 년간 모르몬 귀뚜라미 떼의 출몰이 더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베라스는 "귀뚜라미 떼가 도로를 미끄럽게 만들어 위험하다"며 "전에 트럭을 몰고 귀뚜라미 떼가 있는 커브 길을 지나다 미끄러질 뻔했다"고 하소연했다.
◆…도로를 뒤덮은 모르몬 귀뚜라미 사진=스토리풀(Storyful) 유튜브 캡처
여치의 일종인 모르몬 귀뚜라미는 성체의 크기가 3.8∼5㎝ 정도로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기거나 뛰어다닌다. 모르몬 귀뚜라미가 무리지어 이동하는 것은 먹이때문이다. 단백질과 소금을 좋아하는 모르몬 귀뚜라미는 그들 자체가 단백질과 소금 덩어리여서 음식을 먹기 위해 멈추는 순간 굶주린 동료의 먹잇감이 되고 만다.
네바다주립대는 모르몬 귀뚜라미가 농작물을 먹어 치워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개체 수가 많아지면 토양 침식과 수질 악화 등을 일으켜 목초지와 경작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바다주 농림부는 지난 몇 년간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살충제와 곤충 성장 조절제 등 약품을 살포해 왔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이 곤충이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에서 잘 번식하는 습성을 지적하면서 최근 가뭄과 온난화가 심해짐에 따라 미 서부에 개체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