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판매 분리로 판매자회사 설립 열풍 부는 보험사... 분사하는 이유는?

국내 보험사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 제판(제조+판매) 분리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에 나서고 있다.

제판 분리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상품개발과 판매 조직 등을 분리하며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어 열풍이 식지 않는 모양새다.

그동안 보험업계에서 제판 분리는 대형 보험사 위주로 이뤄졌으나 최근 중소 보험사들도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GA는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특정 보험사 상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는 소위 '교차 판매'가 가능한 법인보험대리점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24개의 생명보험사 가운데 8개사, 23개의 손해보험사 중 4개사가 자회사형 GA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자회사형 GA 설립을 출범한 곳은 흥국생명으로 최근 1300여명 설계사로 구성된 GA 자회사 HK금융파트너스를 출범했다. 본격적인 영업은 오는 7월 초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GA는 사업 초기 비용에 비해 투자비용 회수가 단기간에 어려워 그동안 중소형 보험사에서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에 앞서 100% 제판 분리가 된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잇달아 흑자전환을 이뤄내면서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4월 출범과 동시에 GA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한화생명은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 등 GA 3개사를 보유하고 있다. 약 2만명 가량의 설계사 판매채널을 구축한 셈인데 이는 생보업게 1위인 삼성생명과 맞먹는 규모로 알려졌다.

또한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역시 올해 1분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억 증가한 27억원,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동양생명은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KB라이프생명은 'KB라이프파트너스' 자회사형 GA를 출범했다. 외국계 보험사인 AIA생명도 올 하반기 판매자 회사 출범을 목표로 영업조직 분리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잇따라 제판 분리를 하는 이유는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통해 영업에만 주력하면 본사에서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의 과포화로 보험사의 수입보험료가 매년 줄어들고 있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설계사 영업조직을 강화하는 제판 분리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향후 보험사는 현행 자체 판매채널만의 상품 공급으로는 일반 GA나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계가 있어 판매자 회사 설립을 확대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