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 당시 러軍 지도부 잡을 계획…보안국에 사전 누설

남부지역 방문하는 쇼이구 국방장관 등 러군 지도부 포획할 계획

이틀 전 러 연방보안국에 발각…프리고진 계획보다 빨리 움직여

반란사태로 체포된 수로비킨 부사령관도 반란 계획 사전에 알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최근 러시아에서 일으킨 무장 반란 과정에서 러시아의 군 지도부를 포획할 계획이었으나 이틀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계획이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서방 관리를 인용, 프리고진이 반란의 일환으로 당초 우크라이나 접경 남부지역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참모총장을 포획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이틀 전 연방보안국에 발각되면서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일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관리들은 이에 따라 프리고진이 즉흥적으로 대안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출 사실을 알게 된 프리고진은 계획보다 빨리 움직여야 했으며 덕분에 우크라이나 침공의 핵심 지휘 거점인 남부 군사기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WSJ는 프리고진 계획의 사전 누설이 반란 사태가 36시간여 만에 중단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반란 사태 관련으로 체포 및 구금된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통합 부사령관 또한 사전에 프리고진의 계획을 알고 있었으며 그가 목표에 동조했을지도 모르나 반란을 지원하거나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수로비킨 부사령관 외에도 프리고진의 계획을 지지한 다른 러시아 장군들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방위군 사령관도 프리고진의 반란 시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6월 22일부터 25일 사이에 시작될 반란 준비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프리고진 진영에서 유출됐다"고 말했다.

서방 정보당국도 전자통신 도청과 위성사진 분석 결과 반란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러시아 당국이 사전에 반란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그너그룹이 진격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과 관련해 정보당국이 푸틴 대통령의 권한 범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의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23일(현지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켜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약 1,000km의 거리를 진격했다 약 36시간 만에 이를 중단했다.

프리고진은 반란의 목적이 바그너 그룹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을 뿐 정권 전복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