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 빈곤국 지원에서 ‘잘 먹는’ 국가에 대한 상업적 수출로 변질”
EU, 제안한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러 은행 제재 완화 제안도 거절
“의도적으로 실행 불가능… SWIFT 복귀 대체할 것은 없다.”
◆…흑해곡물협정의 재연장을 2주가량 남겨 두고 러시아가 협정을 재개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로이터>
CNN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빈곤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했던 흑해곡물협정이 "잘 먹는" 국가들에 대한 우크라이나 식품의 상업적 수출로 변질됐다며 "더 이상 흑해곡물협정을 지속할 근거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외무부는 EU가 제안한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러시아 은행 제재 완화 타협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러시아 농업은행인 로스헬호스방크에서 자회사를 만들어 국제 금융 네트워크에 연결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가 세계 시장에 식량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등을 협상카드로 내세우며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자회사를 만드는 데만 수개월이 걸리고 SWIFT에 연결하는 데 3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며 EU의 제안을 "의도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자카로바 대변인은 앞서 로스헬호스방크와 미국 은행 JP모건 간 대체 지급 통로를 만들려는 유엔(UN)의 제안도 거절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SWIFT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미국이 JP모건체이스와 러시아 로스셀호스방크 간의 러시아 곡물 수출과 관련한 지급결제 업무를 허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소식통은 해당 거래가 또다시 언제든 중단 될 수 있으며 SWIFT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혀 전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된 협정이다.
당초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60일씩 연장됐으며 지난 5월 만기를 하루 앞두고 2개월 연장됐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항구 승인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서 사실상 협정이 무효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등을 협상카드로 내세우며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서방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시켰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의 SWIFT 복귀 등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시 흑해곡물협정이 만기 되는 오는 7월 17일 재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