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침대 1만6000개 내년 3월∼6월 배송 예정
올림픽 대회가 끝나면 침대 자선 단체에 기부
◆…도쿄올림픽 당시 선수촌에 설치됐던 골판지 침대 사진=로이터통신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내구성 논란을 일으켰던 '골판지 침대'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선수촌에서도 사용될 것이라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왔다.
16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골판지 침대' 공급 회사인 에어위브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에어위브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선수촌과 미디어빌리지 등 올림픽·패럴림픽 참가자들이 머무는 숙소에 침대와 매트리스 1만6000개를 내년 3월∼6월 배송할 예정이다.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끝나면 해당 침대를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침대 프레임을 골판지 재질로 설계한 골판지 침대는 도쿄 올림픽 조직위가 환경을 우선하겠다는 취지로 에어위브에 주문 제작한 침대다. 폭 90㎝, 길이 210㎝로 일반적인 싱글 침대보다 작지만 200㎏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이스라엘 야구대표 선수 9명은 한 명씩 숫자를 늘려가며 침대에 올라 무너뜨리기에 도전했다가 침대를 결국 박살 낸 뒤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TikTok (틱톡)
도쿄 올림픽 당시 제작사 에어위브는 골판지 침대가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튼튼하다고 장담했지만 컨디션 조절이 생명인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선수들은 여럿이 침대에 올라 폴짝폴짝 뛰면서 침대 내구성을 의심하는 영상을 올리며 골판지 침대의 허술함을 알리기도 했다. 진윤성 역도 선수도 골판지 침대가 찢어진 영상과 함께 "일주일만 더 버텨봐…시합까지만"이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을 빚었던 골판지 침대는 올림픽대회가 끝난 이후 코로나19 임시 의료시설에서 재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침대의 내구성 논란을 의식한 다카오카 무토쿠니 에어위브 사장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침대 공개 행사에서 직접 침대위를 뛰며 튼튼함을 강조했다. 다카오카 사장은 로이터에 "침대가 매우 견고해 메달을 딴 선수 3∼4명이 침대위에서 방방 뛸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한 골판지 침대는 머리와 어깨, 허리, 다리 세 부분으로 나눠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선수촌에 입촌하는 각 국 선수는 전신 스캔과 사진 촬영을 하고,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키, 몸무게, 출전 종목을 고려해 선수에게 가장 알맞은 매트리스를 정해준다. 침대는 키 큰 선수들을 위해 220㎝로 늘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