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한민수 대변인 "풍수가 '과학'인가, 관저 선정은 '공적' 영역" 비판

용산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천공이 아닌 풍수지리 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대 겸임교수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간 것으로 지목하면서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풍수지리가 과학인가"라며 "대통령 관저를 선정하는 문제 아닌가. 그건 공적인 영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YTN '뉴스앤이슈'에서 "대통령실이 지난 3월부터 경찰에 고발해왔던 부분, 이제 천공이 아닌 건 다행이라고 여기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천공이 어떤 분이길래 이렇게 쩔쩔매는지 모르겠는데, 백재권 씨로 드러난 이상 똑같은 풍수지리가 아니겠나"라며 "사과를 하고 부적절한 부분들은 인정하는 게 맞지 대통령실은 입을 꾹 다물고, 여당은 국민 정서나 상식과는 다른 해명을 내놓거나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조선시대로 따지면 지관이 가서 땅 터 봐주고 그런 것"이라며 "이분이 또 얘기하기를, '용산으로 옮긴 뒤에 막힌 혈이 뚫렸다' (했는데) 우리 국민 대다수가 어떻게 그걸 받아들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풍수지리가가 막 드나들어도 되나"라며 "같이 간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윤한홍 의원이나 지금 김용현 경호처장이나, 이런 식으로 사적으로 이용하면 안 되지 않나. 예를 들어 거기 윤석열 대통령 부부만 사나. 다음 4년 뒤 정권이 바뀌면 다음 대통령도 바꾸지 않는 한 그 관저를 사용할 것이다. 본인들만 사용하는 개인 집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또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인정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이분이 저명하고 유명한 분이라고 하는데 터 봐줬으니까 돈을 누군가 지불했을 거 아닌가. 그 자문료는 누가 냈나. (청와대 이전) TF 예산으로 들어가면 국민 세금이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 백 교수가 과거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대표 부부도 만난 적이 있다며 반박 논평을 낸 데 대해 "바로 전에 김정숙 여사, 이재명 후보 때 봤다? 그건 개인적으로 가서 본 거 아닌가"라며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백 교수는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로 청와대이전 TF는 백 교수의 풍수지리학적 견해를 참고 차 들은 바가 있으나, 최종 관저 선정은 경호, 안보,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고 심지어 백 교수의 의견과는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여전히 무속에 의존해 국정 운영을 한다는 식으로 왜곡과 선동을 일삼고 있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또 "더군다나 과거 백 교수는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만나 조언을 한 적도 있으며, 2017년도에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부부까지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도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풍수는 국정운영의 방향을 정하는 잣대인가"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애초에 왜 천공 의혹이 제기되었나. 무속인이 국가 의사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었다. 무속은 안 되도 풍수는 된다는 말인가"라며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진 못할 망정 적반하장이 웬 말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실은 누구의 지시로 풍수지리가에게 국가 의사결정 과정을 맡겼나"라며 "백 교수는 무슨 자격으로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들어갔나. 대통령 경호실장은 어떻게 대동할 수 있었나? 의혹은 깊어진다"고 민간인 출입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관저 결정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적 영역의 일이다. 국가 중대사를 풍수지리에 의지한 것 자체로 위험천만한 발상이고 심각한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통치원리가 '무속, 관상, 풍수'가 돼선 안 된다. 대통령실은 풍수지리가 관저 선정 개입 논란에 대해 조금의 숨김도 없이 투명하게 밝히고 사죄하라"고 대통령실의 직접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MBC라디오에서 "(공관에) 천공도 오고 백재권씨도 씨도 왔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인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무단으로 들어간 것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로 군사시설보호법상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백 교수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