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홍준표, 당원권 10개월 정지.... “갑론을박 않았으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수해 상황에서 골프를 치고, 비판 여론에는 "부적절하지 않았다"라며 날선 대응을 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당원권 정지 10개월'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황장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을 통해 홍 시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10개월'이라는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의 홍 시장 징계는 지난 18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해당 징계 논의 안건을 직권 상정한 지 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홍 시장은 윤리위의 징계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갈등의 증폭·재생산을 원치 않는다"라며 "나에겐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수용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10개월' 결정을 두고 여당 원내·외 인사들의 해석은 엇갈렸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당원권 정지 결정과 별개로 대구시장 역할에는 영향이 없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껄끄러운 관계가 이런 일(징계)을 낳은 것이 아닌가 하는 정치적인 해석이 있다"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홍 시장 건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정도를 예상했다"라며 "(징계를) 할 것이면 1년을 하지 왜 10개월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개월이면 내년 5월까지 (당원권 정지) 징계 효력이 발생한다"라며 "(내년 4월에 있는) 총선에서 홍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한하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라고 짐작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홍 시장의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에 대해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권력 지도에 홍준표 시장은 없다는 것을 선언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수해 골프' 논란을 두고 지난 20일 스스로 자초한 '과하지욕(袴下之辱,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 소동을 언급하며, 논란이 이때 절정에 이르렀는데 "(여당의) 처벌이 가시화하자 그는 진짜로 가랑이 밑을 기었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