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윤리위 독립된 기관, 지켜보는 상황"
윤리위, 20일 징계 절차 개시 여부 논의
홍준표 "국민 정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 송구"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폭우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윤리위는 독립돼 움직이는 기관"이라며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하는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호주 경제·안보 협력 증대 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뒤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윤리위는 누구의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홍 시장의 '폭우 골프'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윤리위는 자체적으로 오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 시장의 '징계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직권 상정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징계 절차를 밟기로 결정한다면 이후 홍 시장의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일은 징계절차 개시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라며 "개시 결정이 이뤄지면 직접 출석이나 대리 출석을 통해 소명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윤리위 징계 논의 직권개시 결정 이전에 당의 진상조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고 비판했다.
또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며 "비상 2단계 발령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얼하던 상관없다. 비상 3단계때 비로소 단체장이 업무총괄을 하는데 당시는 비상 2단계에 불과했다"고 반발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경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 폭우로 인해 1시간여 만에 중단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대표로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 윤리 규칙을 위반하여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징계가 가능하다, 이런 사유들이 있는데 홍 시장의 수해 과정의 골프도 논란이지만 그 이후에 있었던 사후 대응, 해명들이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당의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입히고 있다"며 과거 당내 중징계 사례까지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2006년도에 당시 경기도당위원장이던 홍문종 위원장이 지인들과 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제명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며 "당시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은 국회의원도 아니었고 골프를 칠 때 그 지역에 피해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국민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고 당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다는 이유로 제명 처분이 있었다"고 짚었다.
다만 "윤리위가 과거의 사례를 참작해서 결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말 일정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다"면서도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홍 시장의 징계 개시 여부를 오는 20일 결정한다. 국민의힘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제명 등 4단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