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양평 땅 의혹 ‘온몸 방어’… 이러려고 정권교체했나”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을 두고 정치평론가들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이러라고 정권 교체를 옹호한 것이 아니다'라는 등 날선 비판을 가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30일 오후 K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대통령 처가 일가의 양평 땅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 행정부, 국회가 온몸을 던져서 (의혹을) 방어하고 있다"라며 "뭔가 대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이전부터 정권교체를 원했고 이를 위해 이재명 당대표 비판도 많이 해왔다"라며 "이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불의에 항거했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전임 정부에서 벌어진 비합리적인 일을 바로잡아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일들은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을) 밝히고 있지만, 자신들의 의혹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는 억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이것은 내가 원했던 정권 교체의 모습이 아니라 좌절스럽다"고 개탄했다.

진행자가 '야당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에 국정조사를 요구했는데 여당이 받아들일까'라고 묻자, 장 소장은 "국정조사를 했으면 좋겠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야당 단독 국정조사로는 (의혹을) 밝혀내기 어려운 만큼 무의미한 국정조사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 "대선 전부터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 저런 모습이 될 것이라는 (징후는) 많이 보였다"라며 "(현 정부는) 예측대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심은 굉장히 차갑고 냉정하고 무서운 법"이라며 "이런 식의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내년 총선과 그 다음 선거들에서 (대선 때와는) 또다른 평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경고했다.

장성철 소장과 박원석 전 의원은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중단을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 '큰 정치를 위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질타했다.

장 소장은 "이게(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중단 선언) 나중에 원희룡 장관이 보다 큰 정치를 하려는 데 발목이 잡힐 것"이라며 "(여당) 지지층은 이번 선택에 환영할지 모르지만, 총선·대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이번에 보인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행보가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 장관이) 본인 의지로 정치적 승부수를 건 게 아니라, 어디로부터 사주를 받고 승부수를 걸지는 않았을까"라며 "(국회 국토교통위) 현안질의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 내용 논의한 적 없다고 했으니 (사주인은) 그 윗단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박 전 의원도 "원 장관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걷어찬 것"이라며 "(이번 양평 고속도로 논란에서) 국민들은 원희룡이란 인물이 매우 정파적이고 국가 지도자로서 자질·소신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분(원 장관)도 큰 정치를 꿈꾼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번 일로 끝난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그건(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중단) 원 장관에게 굉장히 마이너스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특혜 프레임이 씌워진 상황에서는 (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라며 "민주당의 거짓 선동이 중단된다면 언제든 사업을 정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