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언론계 신사협정 깬 사람… 인물이 없나”

이동관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두고 정치평론가들이 '언론계 불행의 역사 기점' '공영방송을 개혁이 아니라 파괴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는 지난 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이슈오도독'에 출연해 이동관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이동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임하던 시기가 언론계의 불행한 역사의 시작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언론계가 (암묵적으로) 갖고 있던 신사협정이 깨져버린 것"이라며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재임 이전에는) 보수 정권이 집권해도 진보 쪽 (언론계를) 궤멸시키지 않았고, 진보 정권이 집권해도 보수 쪽 (언론계를) 궤멸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이 규칙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이후로) 언론계 내부에서도 정파적으로 목숨을 걸고 싸우기 시작하니 정치 환경이 거칠어졌다"라며 "그러면서 (언론인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지 않게 되고, 보도가 거칠어지는 데다가, 무리한 보도도 나오게 되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동관 후보자의 (청와대 홍보수석 재임 시기가) 언론 역사의 불행 시작이라고 본다"라며 "그런데 그 사람을 또 다시 방통위원장에 임명하겠다는 것은 최악이다. (당·정에) 후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아무리 인물이 없어도 이런 분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공정·객관성을 위한 공영방송 개혁이 맞겠나"라며 "자기들(정부·여당)빼고는 그렇게 안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공영방송 장악에 대한) 피해의식과 보복심리가 있는 듯한데 그런 의견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라며 "문재인 정권에서도 자신들 입맛에 맞는 KBS·MBC를 만들기 위해 전임 사장을 무리하게 쫓아내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을 통해) 공영방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결국 (공영방송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우리(정부·여당)는 종편 있으니 공영방송 무의미하게 만들자'라는 의도라고 지적도 나온다. KBS·MBC가 TBS 상황이 되지 않겠나"라고 짐작했다.

진행자가 '그게(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여당의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될까'라고 묻자, 장 소장은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영방송 장악했다고 생각했지만 국민들이 정권을 심판했다"라며 "공영방송을 잡아 (총선 승리를 노리겠다는 건) 구시대적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냈다.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에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립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2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예전에 (한 일이) 언론 장악이었다면 이번에는 언론 파괴 수준"이라며 "어느 언론사 하나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작살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