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환수액 7.8조원으로 5만원권 환수율 77.8%
금리상승기, 현금 보유보다 예·적금으로 자금 이동
◆…자료사진=연합뉴스
금리가 오르면서 장롱과 금고 속에 쌓여있던 5만원권이 다시 환수되기 시작했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은 약 10조원, 환수액은 7조 8천억원을 기록했다. 5만원권의 환수율은 77.8%로 2009년 6월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환수율은 화폐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로 환수율이 높다는 건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예금·세금납부 등 형태로 금융기관으로 입금된다. 금융기관은 이중 일부를 시재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한은에 입금하는데, 이때 돌아온 금액이 환수액이다.
2009년 6월에 첫 발행한 5만원권은 연간 약 50%의 환수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있었던 해에는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수율이 급격히 떨어져 2020년과 2021년 각각 24.2%, 17.4%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거래가 줄어든데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려가면서 은행 예금보다는 고액권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최근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자 5만원권의 환수율도 높아졌다.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금융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수요가 줄어 금융기관으로 화폐의 환수율이 높아진다며 금리상승기에는 현금을 보유하기보다는 높은 이자율을 기대할 수 있는 예·적금으로 자금이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021년 8월 말 225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2480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5월에는 242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