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왜 지금 대의원제 문제 꺼내 '평지풍파' 일으키나"
이원욱 "대의원제 폐지, 새 전당대회도 염두에 두는 느낌"
"본인 없어도 '친정체제' 유지 목표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듯"
혁신위-이재명 대표와 교감? "암묵적 동의 있었을 것…증거 안 남기는 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0일 '대의원제 축소·공천룰 변경'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비명계는 "왜 지금 대의원제 문제를 꺼내 평지풍파 일으키나"라며 "이재명 대표 체제 유지를 전제한다면 아무것도 혁신을 할 수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미 혁신위가 상당히 방향을 이탈했다. 원래 혁신위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돈봉투 사건, 팬덤정치, 방탄정당, 민주주의의 후퇴 이런 문제 아니었나. 이런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혁신을 위해선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해왔던 일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된다. 즉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라며 "근데 이 부분은 건들지 않겠다 선언했다. 그러니 혁신위는 사실은 할 일이 없다"고 꼬집어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체제가 잘 가고 있으면 뭐 하려고 혁신위가 만들어졌나"라며 "혁신위가 한계를 스스로 만들어놓고 지금 여러 엉뚱한 설화에 휩싸여버렸기 때문에 대단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혁신위가 오늘 뭘 발표를 하더라도 이미 혁신위의 어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권위나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그것이 당내에서 과연 받아들일 수 있느냐라는 부분들이 굉장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대의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축소하는 안에 대해서도 "왜 지금 꺼내서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라는 부분들이 가장 큰 불만"이라며 "대의원제 폐지 문제는 옳고 그르고를 떠나 전당대회 때나 필요한 얘기"라며 "전당대회는 지금 내년에나 예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도 대의원제 폐지에 대해 "비명계 학살하기 위한 술수"라며 "그렇게밖에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대의원제 폐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대의원제와 관련된 논의를 하는 것"이라며 "바로 1년 전 직전 전당대회에서 많은 논란을 거치면서 일부 대의원제의 대의원 비중을 축소시켰다"고 짚었다.
이어 "국민들이 총선을 앞두고 '대의원제 폐지하는구나', '대의원제 비율 조정하는구나', '정말 민주당 혁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몇 명이나 있겠나. 개딸들과 개딸들을 등에 업은 친명계 의원 몇몇을 제외하면"이라고 꼬집어 반문했다.
또 "새 전당대회도 염두에 두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만약 이재명 당대표의 공백 상태가 벌어진다면 60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해야 되고 그 60일 이내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이재명 당대표와 관계되는 사람, 자기가 없어도 친정체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대의원제를 표의 등가성을 일대일로 만들고, 공천룰을 건드리는 등 심각하게 볼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 나온다면 아마 당내 갈등은 굉장히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3차 혁신안 관련 혁신위와 이재명 대표와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지 묻자 "직접적인 교감은 없었으리라 본다"면서도 "암묵적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의 스타일이 이런 문제를 직접적인 교감을 통해 증거를 남기는 분이 아니지 않나"라며 "이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사건이라든가 백현동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이런 것들도 결국 이 대표와의 직접적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듯이, 아마 이 문제도 제3의 누군가를 통하든지 아니면 암묵적 동의에 의해 처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혁신안이 어떤 수위로 발표되든지 간에 일차적으로 의원총회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가장 놀랐던 단어는 '이재명의 민주당'이란 슬로건이다. 실제 그 얘기를 들은 많은 사람들이 아주 깜짝 놀랐다. 사당화 하겠다는 건가? 결국 지금 대의원제 문제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 사당화를 완성시키겠다라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제가 알고 있는 민주당 역사상 가장 제왕적 당대표다. 당내 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라졌다. 김대중 대통령 이전 총재 시절마저도 이 정도로 당내 민주주의가 망가진 적은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시도 비주류들이 있었다. 정당에 비주류가 어떻게 없을 수 있겠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할 때도 비주류의 지분을 항상 인정하면서 구성을 했었다. 지금은 그런 것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