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주지사 "사망자 200명 육박할수도"…신원확인 4명뿐

바이든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 방문”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사망자 수가 최소 99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망자 수가 200명 안팎으로 육박할 수 있다는 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CNN 방송 인터뷰에서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라며 "앞으로 10일에 걸쳐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마우이 경찰당국은 이날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99명 중 4명만 신원이 확인됐다면서 가족에게 통보한 뒤 15일부터 사망자 이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체 탐지 전문 경찰견 20마리를 동원해 이날까지 라하이나 화재 피해지역의 32%가량을 수색했으며, 이번 주말까지는 85∼90% 정도 수색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신들이 거의 불에 타 수색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종자를 찾는 가족이나 친척들은 실종자 가족 지원센터에 방문해 DNA 샘플을 제공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당국은 현재까지 13명의 사망자, 41명의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DNA 샘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통신과 인터넷이 거의 복구되면서 실종자 신고는 줄어드는 추세다. 지역 매체 하와이뉴스에 따르면 현지 적십자사 대변인은 그동안 2500여 건의 실종 관련 지원 요청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800여 건이 해결됐다고 전했다. ABC는 당초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 60명이 한 주택에서 안전하게 발견된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하와이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위해 찾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내 아내 질과 나는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를 방문하고 싶다"면서 "이는 내가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와 논의해온 일인데 다만 (산불 수습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산불이 발생한 다음날인 9일 애도 성명을 발표했으나 이후 이 문제를 다시 언급하지 않으면서 공화당으로부터 '왜 침묵을 지키고 있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8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2곳의 산불은 이날까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전날 오후 7시 기준 산불이 서부 해안인 라하이나 지역에서 85%, 중부 내륙 업컨트리·쿨라 지역에서 65% 진압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