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틀만에 시총 253조원 증발...中 아이폰 금지령 여파

백악관 "中과 대화 계획 없어, 상황 주시할 것"

애플이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가총액이 이틀만에 200조원 이상 날아갔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2.92% 급락한 177.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애플은 중국발 아이폰 금지 소식에 3.58% 급락한 182.91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3조 달러를 웃돌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7760달러(약 2671조 원)로 줄었다. 이틀 동안 1897억 달러(약 253조 원)가 사라진 셈이다.

애플 주가가 중국 당국의 정책에 민감한 것은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애플의 3번째 시장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 내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19%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를 중국 석유 천연가스 공사(PetroChina·페트로차이나)를 포함해 국영기업과 정부 관련 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중앙정부 공무원들이 몇 주 전부터 회의나 직장 채팅을 통해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무실로 가져오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한 것보다 확대된 정책을 펴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여기에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인 화웨이가 지난달 말 출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폰 판매량에도 타격이 될 전망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 지난 3년 동안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통상 중국 4G 휴대전화의 5배 수준인 '메이트 60 프로'의 출시로, 중국 시장에서 애플에 빼앗겼던 소비자들을 다시 찾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일부 민감 부서에서 시행하던 '아이폰 금지령'을 국영기업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는 소식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 측과 협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가까운 시일 내에 대화할 계획이 없다"며 "아직 기사만 본 상태인 만큼 중국에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