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초 이식 환자는 두 달 생존
이식받은 환자, 보조기계 없이 심장 작동
◆…지난 1월 미국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로렌스 포셋(58)에게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제공
미국 연구팀이 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의 심장을 심장질환 환자에게 이식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지난 20일 말기 심장질환 환자인 로렌스 포셋(58)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했다.
58살의 해군 참전용사인 포셋은 심부전으로 사망위기에 처했지만 합병증때문에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었다. 포셋은 지난 20일 수술을 앞두고 "적어도 지금은 희망이 있다. 숨을 쉴 수 있는 한 죽을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들은 수술 이틀 후 환자가 의자에 앉아 농담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상태를 지켜봐야하겠지만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포셋의 수술 직후 초기 반응이 아주 좋다며 흥분했다.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앞서 메릴랜드 의대는 지난해 1월 심장병 말기 시한부 환자인 데이비드 베넛(57)에게 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을 이식했지만 베넛은 결국 2개월 만에 숨졌다. 연구팀은 이식한 돼지 심장에서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DN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이식 수술에서 10개의 유전자가 변형된 돼지 심장을 사용했다. 인체의 면역시스템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 일부를 제거하고 인간의 심장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인간 유전자를 추가해 인간 면역체계에 더 잘 수용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베넛의 수술을 통해 많은 것을 알았다며 첫 번째 이식 때 사용되지 않았던 최신 기술을 사용해 바이러스와 항체 등을 검사했다.
◆…사상 두번째로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로렌스 포셋 사진=미국 메릴랜드대 의대 제공
메릴랜드 의대는 22일 포셋의 새 심장이 보조기계 없이도 잘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의대의 장기 이식 전문가인 무하마드 모히우딘 박사는 "사람의 몸에서 돼지 심장이 작동하다니 정말 놀랍다"라면서도 "우리는 아무것도 예측하고 싶지 않다. 그냥 수술 결과를 승리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4100건이 넘는 심장 이식 수술이 이뤄졌지만 장기 부족 탓에 매년 6000명정도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