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부모 방문은 46%..휴식과 여행 52%
전통과 관습에 덜 얽매이는 분위기 확산
◆…자료사진=연합뉴스
10명 중 6명은 올해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족 불화의 원인으로 꼽히던 명절 차례를 없애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명절문화에 대한 가치관도 바뀌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7%가 올 추석에 차례를 지낸다고 답한 반면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56.4%였다.
농촌진흥청 조사도 비슷했다. 지난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비중은 39%로 코로나 이전인 2018년(65.9%)보다 26.9%포인트나 감소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세대가 바뀌면서 전통과 관습에 덜 얽매이는 분위기가 전 사회적으로 퍼진 것이 일차적이다. 특히 독립적인 사고와 삶을 살기 시작한 MZ세대의 경우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는 뚜렷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 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MZ세대는 각각 63.5%(20-29세), 54.9%(30-39세)로 과반수를 넘겼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더 두드러졌다. 1인 가구 증가 등 핵가족으로 변하면서 차례 문화가 점진적으로 바뀌는 추세인데다 코로나로 인해 명절에 고향을 찾아가는 문화 자체가 옅어지면서 새로운 명절 문화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6.0%가 고향이나 부모 집을 방문하겠다고 답했지만 '집에서 쉬겠다'와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도 각각 30.0%와 22.4%를 나타냈다.
아울러 명절 가사노동의 일방적 부담에 이의를 제기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덩달아 커지면서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축소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난 1월 9~14일 온리유·비에나래가 돌싱(돌아온 싱글) 남녀 5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명절에 부부간 갈등 유발 요인으로 여성의 경우 '차례 준비 역할 분담'(34.3%)을 대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에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에서는 올해 초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불필요하게 많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족 간 불화 요인을 없애고, 차례 문화가 존속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성균관 측은 "궁극적으로 가정불화나 남녀 갈등, 노소 갈등이 없는 행복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