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주요 수출 제품 탄소배출량 의무 보고
보고 규정 위반할 경우 톤(t)당 10∼50유로 벌금 부과
정부, 대응 방안으로 '지속가능한철강협정' 가입 검토
◆…브라질 철강업체가 고로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적으로 시범 운영에 돌입하면서 1일부터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수출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탄소국경조정제도도입에 따라 기업들이 새 제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이날부터 2025년 12월 말까지 전환기(준비기간)가 가동된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유럽연합 역외 기업들이 철강·알루미늄·비료·전기·시멘트·수소제품 등 6개 품목을 유럽연합으로 수출하는 경우,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을 추정해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이다. 다만 전환기에는 관세 대신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만 부여된다.
배출량 보고 마감 시한은 내년 1월 말까지이며 기한을 지키지 않거나 보고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톤(t)당 10∼5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EU 수출액은 681억 달러(92조31억원)다. 이중 CBAM 대상 품목의 수출액은 51억 달러(6조8901억원)로 대EU 총수출액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CBAM 대상 품목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9.3%(45억달러)여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 보고서' 준비와 탄소배출량 측정·관리체계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EU 탄소국경조정제도 시범 시행 기간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4년까지는 EU 이외 제3국에서 시행하는 탄소 배출량 산정 방식이 허용되지만 2025년부터는 EU 방식만 적용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EU식 내재 배출량 산정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전환기가 종료되는 2026년 1월부터는 전년도에 수출한 상품의 내재 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매입해 제출해야 하므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는 자체 탄소 배출 거래제인 K-ETS를 시행 중이어서 일부 차감이 가능하다.
한편 정부는 CBAM 대응 방안으로 EU와 미국이 협의 중인 지속가능한철강협정(GSSA)에 가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SSA는 미국과 EU가 정한 탄소배출량 기준에 따라 철강 관세율을 차등 부과하는 협정으로 이달 중 타결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GSSA에 가입하면 CBAM과 중복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CBAM 관련 일부 면제와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한다.
또한 CBAM 전환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제정되는 이행법안 추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보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