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새 전선 열릴수도...美이 이스라엘 통제해야" 경고

반서방·반이스라엘 국가 동맹인 '저항의 축' 이끌어

"가자지구 공격 계속될 경우 중동 전쟁 확산" 경고

헤즈볼라 2인자 "행동할 때가 오면 바로 수행할 것"

13일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한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날 헤즈볼라 지도자 하예드 하산 나스랄라와 만나 하마스와 이스라엘 무력충돌에 대해 논의했다.

나스랄라와의 회담에 이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만난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공격 종식을 촉구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확전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을 계속한다면 이번 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이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새로운 전선이 헤즈볼라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전선을 여는 것은 이스라엘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산을 막으려면 미국이 이스라엘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온주의 단체의 조직화된 전쟁 범죄가 즉시 중단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바그다드를 거쳐 베이루트를 방문한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날 오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도 찾을 예정이다. 이란은 중동 내 반서방·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와 무장세력들의 동맹을 의미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을 이끌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이란이 반이스라엘 성향 국가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외교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나스랄라는 아직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 2인자 나임 카셈은 이날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이번 전투에 참여할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다"며 "행동할 때가 오면 우리는 바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며칠간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헤즈볼라 무장대원 3명이 사살당해 가자 지구에서 촉발된 무력충돌이 중동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헤즈볼라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대원 3명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장교 1명도 교전 과정에서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