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혹은 휴전" 미·러 이팔전쟁 입장차…안보리 결의안 제출

美 "어떤 휴전도 하마스에 이익"…'인도주의적 중단' 촉구

러 "美결의안, 세계가 원하는 휴전 없어"…자체 결의안 발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분쟁과 관련해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인도주의적 중단(humanitarian pause)'과 '휴전(ceasefire)'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가 가자지구에서 분쟁에 휘말린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돕기 위해 각각 '인도주의적 중단'과 '휴전'이라는 결의안을 제시하면서 입장차를 드러냈다.

'인도주의적 중단'은 일반적으로 '휴전'보다 덜 형식적이고 짧은 것으로 간주한다.

두 나라 모두 가자지구의 식량, 물, 의료용품 전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급을 위해 양측 공격의 일시적인 중단을 요구했고 러시아는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구호 접근을 중개하고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들을 구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미국 주도의 외교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브라질이 제시한 '인도주의적 중단' 결의안 초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후 미국은 자체적인 결의안 초안을 제시했다. 당초 초안은 일시적인 중단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으나 미국 측은 커지는 국제적 압력에 맞춰 구호 접근을 허용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중단과 같은 필요한 모든 조치에 대한 요구를 포함하도록 결의안을 수정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이후 오히려 중동 국가들의 반발이 커진 것을 의식한 듯 이스라엘의 자위권과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삭제하면서 결의안의 수위를 낮췄다. 미국 측은 하마스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전날 23일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휴전은 하마스에 휴식과 재정비,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날 '휴전'이 아닌 '중단'을 요구하는 미국의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발표하고 아랍 국가들이 지지하는 '휴전'이 포함된 자체적인 결의안을 발표하고 나섰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가 신속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을 요구하기를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바로 미국 초안에 없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는 어떤 의미도 없고 우리는 이를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시했으나 이는 찬성 5표, 반대 4표, 기권 6표를 받아 통과되지 못했다.

결의안 초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찬성 9표가 필요하며 여기엔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5개국의 찬성표가 포함되어야 한다.

한편 아랍 국가들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히고 나섰다.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우리는 이 의회가 결의안을 두 번이나 채택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휴전을 요구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