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현 금융여건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어"

"인플레 2% 목표수준으로 되돌리는데 추가정책 긴축 정도 결정할 것"

"금리인상 재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금리인하 논할 상황 아냐…제약적 통화정책 기조 달성했는 지에 집중”

시장참여자들 "연준, 당분간 현 정책 기조 유지할 것" 평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현재의 금융여건이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고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도 단정짓기 힘들다"며 "향후 회의에서 추가 긴축의 정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일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 전재환 차장, 구종환 과장이 작성한 '2023년 11월 FOMC 회의 결과' 현지정보에 의하면 10월 31일~11월 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현 수준에서 유지(5.25~5.50%)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는 이전(2022년 5월)에 발표한 계획대로 계속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정책결정문의 경우 경제활동 확장 속도는 "견조한(solid)"에서 "강한(strong)"으로 대체됐으며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나(slowed)"에서 "완만해졌으나(moderated)"로 바뀌었다. 타이트해진 "신용여건(tighter credit condition)"은 "금융 및 신용 여건(fincial and credit conditions)"으로 수정됐다(금융여건 긴축 추가).

파월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금융여건이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고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도 단정짓기 힘들다"고 평가한 뒤, "향후 회의에서 추가 긴축의 정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은 올 여름부터 금융여건 긴축에 기여한 장기 수익률 상승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장기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주가 하락 등에 따른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통화정책 경로와 향후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두 가지 조건에 대해서는 "첫째, 긴축적인 여건이 지속적이고 주요해야(material) 한다. 둘째, 정책금리 변화에 대한 기대에 따라 등락하지 말아야 하는데 최근의 금리상승이 이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또하 "FOMC는 향후 회의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현 기조에 대해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후의 회의들에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적절한 추가 정책 긴축의 정도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2월에 대해서는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늘 회의에서도 논의하지 않았다"며 "한두 번의 회의에서 동결 이후 금리인상을 재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시장의 금리인하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FOMC는 매 회의마다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어느 정도의 금리인상 효과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하기가 이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주된 이유는 변동성이 높고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분명한 점은 금융여건이 긴축적이라는 점이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금리를 올리면 결국에는 주택시장, 내구재 소비 등에 영향을 주듯이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주택시장 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며 "단지 놀랍게도 경제가 강한 복원력을 보여왔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었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가, 정부 셧다운 등 여타 불확실한 요소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크게 볼 때 경제와 노동시장은 매우 강하고 노동시장 여건과 인플레이션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했다는 확신을 갖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FOMC는 현재 금리인하에 대해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첫 번째 문제인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에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것인지가 그 다음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로의 지속적인 하락 경로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며 "지금으로는 첫 번째 질문에 집중하고 있어 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한편 시장에서는 FOMC 정책결정문이 경기에 대한 평가를 3분기로 한정하고 긴축적인 금융여건을 반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며, 연준은 입수되는 데이터,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과 지정학적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당분간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