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28억 재산 신고 누락…野 "고위공직자 치명적 결격 사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8억원 발행어음을 누락해 재산 신고를 했다"며 "대통령 비서실장이라고 봐줘서도 안 된다.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된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대통령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가 있었다. 김대기 비서실장의 재산 신고와 관련된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김대기 비서실장이 28억에 달하는 거액의 재산을 누락해 신고했는데, 이에 대한 질의에 공직자윤리법과 개인정보를 이유로 증언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직자윤리위의 재산등록 심사 및 처분 기준에 따르면, 누락 신고 재산이 5천만 원을 넘으면 거짓이나 중대한 과실로 간주하고, 특히 3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해임을 포함한 징계를 요구하거나 과태료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비서실은 국정감사 요구 자료에 소속 공무원에 대해 현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일체의 징계 처분 내린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반면 인사혁신처장은 예결위에서 김 실장의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서 처분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며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엇이 사실인지 밝혀야 된다. 국회의원들 경우 선출직은 재산신고를 누락해서 당선된 의원직이 상실된 경우도 종종 있다"며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금액조차 28억원이면 일반적인 판례에 따르면 당선된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가 상례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솜방망이 처벌했다면 인사혁신처는 본인들의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김대기 비서실장은 관련된 내용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인사혁신처는 잘못된 처분을 했다면 그에 대한 합당한 사과와 함께 다시 처분을 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 일동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수십억원 재산을 누락하고도 단순 실수를 주장하면서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으니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주민, 홍성국, 윤재갑, 주철현, 신영대, 박상혁, 강중현, 윤영덕, 김한규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위원들은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자료를 요구했지만 끝내 프라이버시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의 재산 내역을 제출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누락한 재산 신고에 대해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 제출하라는 것이 어떻게 개인정보가 될 수 있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기관별 공무원 징계 양정의 적정성을 따져왔던 사례로 보아도 김대기 비서실장의 증언 거부는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들은 "법원은 재산을 부주의하게 신고한 뒤에 누락 재산이 발견되면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공직자 재산등록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김대기 비서실장 재산 누락의 내용과 경위, 이에 대해 받은 조치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또 "인사혁신처와 대통령 비서실도 관련된 조치 내용을 숨김없이 밝혀야 할 것이다. 제대로 했다면 숨길 이유가 없다. 거액의 재산신고 누락은 고위공직자에게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합당하고 신속한 인사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비서실장은 지난 3월 말 관보에 게재된 '2023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 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재산이 작년 5월 신고 때보다 약 25억원 늘어난 73억4천만원이라고 공개했다.

예금은 23억원에서 17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 28억 7천만원 상당의 발행어음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작년 5월 신고 당시 발행어음 부분이 누락됐다"며 "윤리정보시스템에서 통보된 금융자료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직원이 발행어음과 CMA를 혼동해 누락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