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아닌 新세원 발굴할 때" 전문가들 한목소리

99상생연도 '尹정부 조세정책' 평가 토론회서

지난 7일 경제민주화·양극화해소를 위한 99%상생연대(이하 99상생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공동 주최한 '윤석열 정부의 조세정책,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증세' 목소리를 높였다. 인구구조 변화(고령화 등)에 따른 복지재정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에 따라서다. 현재 대기업에 집중된, 이른바 '부자 감세'는 불평등·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조세정책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 역행한다고 봤다. 유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재벌 대기업, 중견기업, 대자산가, 부동산 보유자에게 대대적 감세정책을 병행 실시했다"며 "2022년 부자감세 발표 이후 투자·소비·수출이 급격이 감소하면서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자회사 배당금을 익금불산입하면서 세수 유실이 발생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 삼았다. 배당금 익금불산입은 해외 자회사가 국내 모회사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경우, 배당금 수익 95%를 소득금액에서 합산 배제하는 제도다. 유 교수에 따르면, 20223년 법이 개정된 이후 국외 자회사 배당금은 4배 급증했다. 9월초 환율(1달러당 1350원)을 적용했을 때, 약 25조6500억원의 배당금 과세가 불가하다고 했다.

유 교수는 "자산양극화를 부추기는 조세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며 데이터세, 로봇세, 탄소세, 국토보유세 등 신규 세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현 정부의 감세 정책을 꼬집었다. 김 사무처장은 "부자감세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조세정책은 세수 감소뿐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에 따른 감세 효과는 향후 5년(2023~2027년)간 73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국회 예산정책처)도 있다. 누적법 기준으로 감세 규모는, 2008년 이명박 정부(82조5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자영업자·노동계도 "감세 철회"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자영업 채무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비용·지역화폐 예산 등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며 "재벌·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4분기 현재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다중 채무자로, 1인당 평균 대출액이 4억2000만원을 넘겼다고 한다.

유동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 선임차장은 '사회연대세' 도입을 제안했다. 사회연대세란 중상위 개인·법인에 대한 소득·법인세를 한시적으로 증세해 사회고통을 분담하자는 개념이다. 유 선임차장은 "과거 미국 루즈벨트 정부는 대공황 당시 고율의 누진적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을 실시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사회연대세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사회 연대의 원칙이 작동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수 감소, '부자 감세'로 봐선 안돼"

반면 권오현 숭의여대 교수는 세수 감소를 단순히 부자 감세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세수액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근로소득세 세수 증가는 평균 임금 상승 등이 원인일 수 있고,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자 감세 발표 이후 경제성장률이 저해됐다'는 주장에, 권 교수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대외불화실성이 컸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입배당금 손금불산입은 장기적으로 세수 확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사회 구조적 변화(인구감소 등)로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엔 함께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세, 로봇세, 탄소세 등 새로운 세원 발굴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