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6.7원 오른 1316.8원 마감…파월 ‘매파’ 발언 영향

원·달러 환율이 반등했다. 미국의 30년물 입찰 부진과 '매파'로 돌변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영향에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7원 오른 1316.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8.3원 상승한 1318.4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1319.3원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내리며 1310원대 중반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채 30년 입찰은 매우 부진했다. 입찰금리가 4.769%로 이전 4.837% 대비로는 낮아졌으나 입찰 직전 금리인 시장평균수익률(WI) 대비 5.1bp 높은 수준이었다. 생각보다 수요가 매우 부진했다는 의미다. 프라이머리 딜러가 가져가는 비중도 24.7%로 지난 1년 평균인 12%를 크게 상회했다. 이에 30년물 금리가 전일비 18bp 급등해 4.772%를 기록했다. 10년물도 이를 좇아 재차 4.632%까지 상승했다.

9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 컨퍼런스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연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가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연준은 여전히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판단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금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높게 유지할 것인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매파적' 발언에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주가지수는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는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후퇴했다. CME 패드워치(Fedwatch)에 의하면 파월 의장 발언 이후 2024년 5월 금리인하 전망은 10%포인트(p) 후퇴(39.9%→29.8%)했다. 6월 금리인하 전망 역시 42.3%에서 40.5%로 떨어졌다.

SK증권 강재현 연구원은 "파월이 간만에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확실하고 디테일하게 언급했다. 공급 측면의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둔화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추가적인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수요 측면에서의 긴축정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잠재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7월부터 기대인플레이션은 상승하고 있는 중이고 시장이 자체적으로 빠른 인하를 반영하게 되면서 이것이 야기할 수 있는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을 염려하고 있기도 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정말 공급이 더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면 수요가 의미있게 인플레 둔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야 금리하락을 용인할 듯한 연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