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제1차 중동전쟁 발발
제4차 중동전쟁 승리로 이스라엘 요충지 확보
가자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 이후 분쟁 지속
◆…1948년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로 피신했다. 사진=로이터통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유혈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와 충돌이 벌어질 때마다 이스라엘은 출구없는 강력한 압박 정책으로 대응해왔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하마스를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때문에 충돌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돌아가 이스라엘의 보복이 과잉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골 깊은 갈등의 역사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약속의 땅 가나안
BC 13세기 경 이집트에서 탈출한 유대민족은 현 팔레스타인 지역인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넘어왔다. 유대민족은 가나안 땅을 신 야훼가 자신들에게 약속한 땅이라고 믿었다. 비슷한 시기에 해양민족인 필리스틴(팔레스타인의 선조)이 가나안의 남부해안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두 민족 간 영토분쟁이 시작됐다. 기원후 135년 로마 제국에 의해 가나안에서 쫓겨나 유대인들은 이베리아 반도 등으로 강제 이주당해 흩어져 살았다.
◆영국의 이중 약속과 철수
19세기 유럽 등에서 시오니즘 운동이 싹트면서 이스라엘은 유대 국가를 세우자는 희망이 무르익어갔고 1920년대~1940년대 팔레스타인에 정착하는 유대인들이 점점 늘어났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통치한 영국은 이스라엘과 아랍인들에게 두 개의 약속을 했다. 영국 외무장관 제임스 벨푸어는 영국에 협조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독립국가 건설을 인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아랍인들에게는 연합군으로 참전하면 종전 후 독일을 지원한 오스만 제국(터키)으로부터의 독립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결국 영국이 승전을 위해 심은 두 개의 씨앗이 중동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팔레스타인에 함께 살게 된 유대인과 아랍인들의 평화로운 동거는 불가능했다. 이 지역을 통치하고 있는 영국이 손을 놓자 이들은 각각 무장 단체를 결성해 본격적인 내전에 돌입했다. 결국 영국은 1947년 4월 팔레스타인 문제를 유엔(UN)에 떠넘겼다.
유엔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아랍인과 유대인 국가로 분리했으며 2000년 가까이 나라 없이 떠돌던 유대민족은 유엔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아랍측의 거부로 이 계획은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영국은 철수했고 1948년 5월14일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다.
◆네 차례 발생한 중동전쟁
이때부터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이슬람에 대한 유대교의 도전'으로 간주했으며 이스라엘의 건국 선포 다음날인 1948년 5월15일 이집트와 시리아,요르단,레바논,이라크로 구성된 아랍 연합군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1차 중동전쟁이었다. 1949년 2월 평화조약이 체결되면서 제1차 중동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
수에즈 운하 전쟁으로도 불리는 제2차 중동전쟁은 1956년 7월 이집트의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점령하자 이에 반발한 영국, 프랑스가 이스라엘과 동맹을 맺고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침공하면서 시작됐다. 같은해 11월 유엔과 미국, 소련이 동맹군에 정치적 압박을 가해 유엔 총회에서 정전안이 채택됐다.
◆…1967년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공격했다. 사진=로이터통신
1967년 6월 아랍권의 결속 강화를 노린 나세르 이집트 대통령이 시나이반도에 대군을 투입하면서 이스라엘과 제3차 중동전쟁이 개시됐다. 이스라엘은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영토를 진격해 요르단 강 서안지역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시리아 골란고원,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장악했다. 같은달 유엔 안보리는 즉시 정전을 결의했고 전쟁은 6일만에 끝나 6일 전쟁이라고도 불렸다.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 일부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기 시작했다.
1973년 10월 이스라엘의 종교적 축제일인 욤키푸르(사죄의 날)에 이집트의 선제공격으로 제4차 중동전쟁이 시작됐다. 이집트와 시리아의 승리가 눈앞이었으나 미국이 이스라엘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면서 전황은 역전됐다. 당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나라들에게 석유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석유 값이 폭등해 제1차 석유 파동이 일어났다.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으로 아랍국가는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시나이반도,골란고원 등을 빼앗겼다.
◆유대인 정착촌과 민중봉기 '인티파타'
이스라엘이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짓기 시작하면서 팔레스타인과 크고 작은 분쟁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986년 가자지구에서 한 유대인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들을 체포했다. 사진=로이터통신
1987년 이스라엘군 차량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로 제1차 인티파다(민중 봉기)가 촉발됐다. 이슬람 무장세력들은 폭탄테러와 자폭테러로 맞섰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측에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제1차 인티파다는 1993년 오슬로 협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진행됐다. 오슬로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수립됐으며 요르단 서안지구는 총 3개의 관할 구역으로 나누어졌다.
2000년 9월 이스라엘의 야당(리쿠드당) 지도자이던 아리엘 샤론 총리가 무슬림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도발적으로 방문하면서 제2차 인티파다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유혈충돌로 확산되면서 오슬로 평화협정도 파기됐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다시 점령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를 둘러싼 거대한 분리 장벽을 건설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장벽 때문에 땅굴을 파서 인근 이집트로부터 식량이나 구호물품을 조달했다.
◆ 파타와 하마스로 분열
인티파다를 계기로 자치권을 갖게 된 팔레스타인은 자치 정부를 이끄는 '파타'와 무장정파 '하마스'로 분열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무장정파 하마스가 승리하면서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지배하고 서안지구는 파타가 통치하는 이중 권력 상태에 들어갔다. 이후 이스라엘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여러 차례 전쟁을 벌여왔다.
◆ 50일 전쟁과 11일 전쟁
◆…2014년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건물이 파괴됐다. 사진=로이터통신
2014년 7월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에서 3명의 이스라엘 소년들이 하마스 대원들에 납치되어 살해된 것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가지지구에 6만 명의 지상군을 투입해 전면전을 벌였다.
2021년 5월에는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 팔레스타인인들이 동예루살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자 이스라엘 경찰이 알아끄사 사원을 습격해 양측은 11일간 로켓 공격을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