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소득 늘었지만, 빈곤층은 더 가난해져

올해 3분기, 1인 이상 가구의 소득 살펴보니 

총소득 3.4%↑…실질 0.2%↑, 5분기만에 늘어

"사업소득 감소에도 근로·이전소득 증가 영향"

복지지출 늘렸는데, 1분위 가구만 소득 뒷걸음

5분위 배율 전년보다 하락…"개선 여부는 아직"

올해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사업소득이 줄었는데도, 이전소득이 크게 늘면서 이를 상쇄시켰다. 정부의 현금성 복지가 가계소득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全) 가구에서 빈곤층인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의 소득만이 뒷걸음을 쳤다. 가구격차 지표(5분위 비율)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 공식적인 소득분배 개선 여부를 판단하긴 아직이다. 
소득항목별로는 사업소득이 98만4000원으로 0.8%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원자재값과 이자 등 사업비용이 늘고, 전년동기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했다. 하지만 근로·이전소득이 늘며 전체 소득 증가세를 이끌었다. 취업자 수·임금이 늘면서 근로소득(322만3000원)은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특히 이전소득(72만9000원)이 크게 한몫했다. 생계·의료급여 재산기준 완화, 기초연금 인상 등 조치로 11.7%나 급증했다.

이렇게 복지지출이 늘었는데도, 빈곤층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반면, 1분위를 제외한 모든 분위에서 소득은 늘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1084만3000원) 가구는 4.1%나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통계청은 "오락·문화(16.7%), 식료품·비주류음료(6.0%), 주거·수도·광열(7.9%), 교육(7.0%), 교통(4.7%) 등에서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의류·신발 지출은 각 6.2%·4.7% 감소했다.

소득이 줄어든 빈곤층만이 지갑을 닫았다.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123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1분위 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에서의 소비지출은 늘었는데, 5분위 가구의 지출 증가폭(6.5%%)이 가장 컸다. 평균소비성향을 보더라도 1분위 가구가 –1.7%포인트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3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나 이자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287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6.6% 늘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4.6%에 달했는데, 전년보다 0.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빈부격차는 소폭 좁혀졌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5.55배로 전년동기대비 0.20배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전분기(5.34배)와 비교했을 때는 0.21배포인트 올랐다. 이 배율이 커진다는 것은 분배의 악화를 의미한다. 기재부는 "공식적인 소득분배 개선여부는 연간지표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