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체감온도 60도에 공연 기다리던 관객 숨져
WMO "기후변화 가속 우려, 내년엔 폭염 더 극심"
해수면 온도 낮아지는 라니냐 이어질 가능성 높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폭우가 내린 도로. 사진=로이터통신
폭염 등 올해 극심한 기상이변을 일으킨 엘니뇨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엘니뇨 현상이 적어도 내년 4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과 중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시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평균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최대 1년 동안 지속된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동남아시아나 호주, 남아프리카 등지에선 폭염과 가뭄이 찾아오고 남미나 서아프리카에선 홍수 위험성이 커진다.
대기근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와 소말리아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홍수가 강타해 130명 이상이 숨졌다. 반면 남미 아마존 유역에는 기록적인 가뭄이 덮쳐 밀림을 흐르던 강이 말라붙고 대형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절기상 봄인 브라질에서는 체감온도가 60도를 넘어 유명 팝 가수의 공연을 기다리다 관객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간 기상 사이트 메치수는 브라질의 폭염과 관련해 "기후 역사를 다시 쓸 것"이라고 진단했다.
WMO는 올해보다 내년에 기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미 올해가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됐지만 내년엔 더 큰 더위가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로 인한 기온 상승은 엘리뇨가 시작된 해보다 그 이듬해에 그 폭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더 큰 우려는 이처럼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그 반대급부로 강력한 라니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라니냐는 열대 동태평양과 중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실제로 1997년과 1998년에 엘리뇨 발생 이후 1998년대 중반부터 2001년 초까지 라니냐가 지속된 바 있다.
◆…폭염이 브라질 전국 대부분 지역을 휩쓸며 체감온도 60도를 넘어섰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와 관련해 미국 하와이대학교의 빈 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서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해 태평양 중앙 지역 수온과 차이가 커지면서 라니냐의 장기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한편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겨울 우리나라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예년보다 자주 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찬 공기를 북극권에 가둬두는 편서풍이 약해져 간헐적으로 기습 한파가 발생하고 이례적으로 높은 수온이 서해와 남해, 동해를 뒤덮고 있어 폭설에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